#워킹맘 송(38)씨는 지난해부터 전기 의류건조기를 사용 중이다. 일하고 들어와 빨래를 널고 걷는 것도 힘들었지만 3살 된 아들의 옷을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같은 때 바깥에 빨래를 널 수 없어 건조기를 구매했다. 구매 전 전기료 폭탄도 고민됐지만 막상 써보니 전기료 부담도 크게 없고 만족도 높아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 권하고 있다.
의류건조기 시장 상승세가 무섭다.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타더니 올해 초부터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이마트에 따르면 1분기 의류건조기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무려 12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가전 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 역시 지난해 1분기 0.6%에서 올 1분기 7.4%로 급성장세를 기록중이다.
이마트는 "이 같은 성장세를 볼 때 올해 건조기의 매출 구성비는 생활가전에서 1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건조기 시장이 지난해 본격 형성되기 시작하더니 올해 초부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에서 고객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이마트
의류건조기의 성장 배경에는 베란다가 없는 확장형 아파트가 선호되면서 빨래를 건조시킬 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아지고, 미세먼지 영향으로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는 일이 많아진 영향에서다.
여기에 기존 건조기는 주로 가스식으로, 빠르고 강한 건조능력을 가졌지만 가스를 쓰는 만큼 설치가 까다롭다는 단점으로 크게 확산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 출시된 전기식 건조기는 설치가 자유로운 것은 물론 건조시간을 줄이고 전기효율 높이면서 소비자의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 초까지 판매된 빨래 건조기 76.5%가 전기식일 정도다.
건조기 시장 선두주자는 LG전자다. 2004년부터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을 이끌어왔다. LG전자는 현재 인버터 기술을 적용한 '히트 펌프' 방식의 저온 제습을 내세운 전기 건조기(모델명: RH9WA, RH9SA)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인버터는 모터 운전 속도가 유동적으로 바뀌는 기술로 에너지 효율이 높아 기존 제품에 비해 전기료를 3분의 1로 줄여준다. 또한 '살균 코스'를 기본 탑재해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폐렴간균 등 3가지 유해 세균을 99.9% 없애준다.
건조기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LG전자의 지난해 빨래건조기 매출은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늘었다.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건조기 생산라인도 주말에도 쉬지않고 가동 중에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의류건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미세먼지 등 환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제품에 대한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국내 시장 성장에 따라 미국과 유럽에서만 팔던 건조기를 올해부터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이 제품도 히트 펌프 방식을 적용한 전기식 빨래건조기다.
이 방식은 제습센서가 빨래의 수분량을 정확하게 측정해 제습기처럼 옷감 속 습기를 제거해 주는 방식이다. 5㎏ 세탁물 기준으로 표준 코스 1회 사용시 전기료가 약 180원 정도 발생해 전기료 부담이 줄어든다.
중견가전업체인 동부대우전자와 대유위니아도 건조기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이미 중남미 시장에서 건조기 제품 판매를 해왔던 만큼, 조만간 국내 시장에 건조기를 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대유위니아도 사업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건조기 시장 진출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0만원을 웃도는 가격임에도 건조기가 빠르게 생활 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성장세라면 김치냉장고가 출시 5년 만에 생활가전으로 위치를 잡았듯이 건조기도 급세 생활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