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자업계 전통적인 비수기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깜짝실적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LG전자는 생활가전이 실적을 견인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전망도 밝다. 삼성전자는 계속되는 반도체 시장 호황 속에 이달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8·8플러스' 본격 출시로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모바일(IM)부문 실적 만회에 나선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시그니처'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전략 스마트폰 'G6'의 글로벌 판매에 돌입하면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 파미에스테이션에 마련된 삼성전자 갤럭시S8ㆍS8플러스 체험존에서 방문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육박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잠정실적)이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8.2% 증가했다. 사상 최고의 분기별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50조원으로, 전 분기(53조3300억원)보다는 6.24% 감소했지만 작년 동기(49조7800억원)보다 0.44%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 사업이 견인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D램 표준제품인 DDR3 4Gb의 고정거래가는 지난 한달 사이에만 38.7%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역시 표준제품인 MLC 64Gb의 고정거래가는 3.56달러로 1개월 사이 9.54% 오르는 등 반도체 가격상승세가 이어졌다. 시장조사기관은 향후 2년 가량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역시 반도체 역할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디스플레이 역시 1분기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LCD 패널 단가가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아이폰8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에 7000만장의 OLED 패널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 및 IM부문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고가폰 경쟁에서 악영향을 받았지만 거의 털어냈다는 평가다. 이달부터 갤럭시노트7을 대신할 '갤럭시S8·8플러스'가 본격 출시되면서 2분기부터는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 김경민 연구원은 "갤럭시S8 판매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분기는 전분기 대비 증가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IM 부문 성수기 효과로 2분기 영업이익은 11조9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1분기 영업이익 9215억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잠정실적)은 전년동기대비 82.4% 증가한 921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조660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9.7%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1분기 성적으로는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과 매출액이다.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생활가전 사업의 수익성 상승,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폭 감소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올레드TV와 나노셀TV 같은 고가 TV 판매 비중이 작년 10%에서 올해 15% 이상으로 늘면서, 1조원 중반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을 노린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시그니처'의 인기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지난해 한국, 미국, 유럽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 LG시그니처는 올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확대해, 2분기에도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2015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적자로 발목을 잡았던 MC사업본부는 지난해 하반기에 인력 조정과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단행해 1분기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또 LG전자의 신제품 스마트폰인 G6가 이달부터 국내에 북미 등 글로벌 시장 판매에 들어가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김 연구원은 "LG전자는 1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2분기 영업이익도 G6의 글로벌 실적과 에어컨 성수기 영향으로 전년대비 41% 증가한 8215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분기 최대 실적 달성이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