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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벚꽃 연설'로 즐기는 대선



수천 명의 관중이 야구장에 들어와 공을 던진다. 이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경기장에서 유일타자가 되겠다는 공당의 후보에게 표를 날렸다.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채운 더불어민주당원들은 마지막 경선을 맞아 열띤 응원전을 폈다. 단상 위에 올라선 네 명의 후보가 맞잡은 양손을 들자 함성이 지붕을 찔렀다. 개표를 알리는 깃발이 일어서자 파랑·노랑·주황·검정 물결이 개표소 앞에 줄을 이었다. 4일 대전에서 열린 국민의당 경선도 뜨거웠다.

흔히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른다. 대선을 맞아 몇 차례 경선을 다녀보니, 이 축제를 즐기는 방법은 투표 인증 사진뿐이 아님을 알게 됐다. 바로 후보의 연설 듣기다.

가수의 팬은 그의 노래와 무대에 반해 야광봉을 흔든다. 운동선수의 실력과 태도에 반해 경기장을 찾기도 한다.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무엇을 약속하기 위해 어떤 말을 먼저 하는지, 정점으로 치닫는 외침이 나를 설레게 하는지 알 방법은 출사표 듣기다.

연설에는 노래처럼 맥락이 있다. 그 내용을 신문으로만 읽으면, 언론이 '대세론'에 틀지운 후보의 몇 마디와 기자의 해설로 선거를 접하게 된다.

텔레비전으로 보는 후보의 얼굴은 야구장에서와 비교할 수 없이 가깝고 선명하다. 그러나 저녁 뉴스로 듣는 연설은 고작 10초 안팎에 불과하다.

후보들의 공약집에 수많은 그래프와 문장이 찍혀있지만, 낮은 도에서 높은 도로 치닫는 떨림을 읽을 수 없다.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타자와 대통령은 외롭고 두려운 자리에 선다. 특히 대통령은 구장 안팎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의 공포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이 무거운 자리의 대표를 뽑는 경기 결과는 야구보다 안타깝고 소중하다. 그러니 봄에 피어날 새 정부의 '벚꽃 엔딩'을 바란다면 결정해보자. 나는 누구에게 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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