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서울지하철공사의 방배동 사옥 /서울메트로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통합작업에 들어가 오는 5월 단일한 서울교통공사로 거듭나게 된다. 서울지하철 사상 두번째 통합이다. 맞다. 첫번째가 아니라 두번째다.
서울지하철 최초의 통합은 1984년 이뤄졌다. 이전까지 서울지하철 관련 조직은 3개가 공존했다. 1970년 6월 탄생한 지하철 관련 최초의 조직인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1호선 운영조직인 서울시 지하철운영사업소, 3·4호선 건설을 맡은 서울지하철공사 등이다.
서울지하철공사 이전까지 서울시는 과거 시영버스나 궤도전차 운영 때와 같은 형태의 산하조직에 지하철 업무를 맡겼다. 이미 완성돼 운행 중인 1호선과 일부 구간 2호선의 운영을 지하철운영사업소에 맡기고, 진행 중인 2호선의 건설 업무는 과거 1호선 건설을 담당했던 지하철건설본부에 맡기는 식이다.
이는 지하철 건설과 운영 주체를 분리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3·4호선까지 동시에 건설하면서 이를 맡은 서울지하철공사까지 생겨나 상황이 복잡해진 것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효율이라고 판단했다. 중복되는 기능이 많아 인력과 행정력이 낭비되는가 하면, 사업관리의 연계성이 떨어져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해 서울시는 3원화된 조직을 통합하기로 했다. 지하철과 관련한 업무를 일원화하여 업무의 일관성과 통일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이는 2·3·4호선의 완전 개통과 본격적인 운영에 대비한 포석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983년 6월 23일 지하철 관련 기능을 서울지하철공사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전편(대우의 지하철 꿈, 2차 오일쇼크에 무너지다)에서 소개했듯이 서울지하철공사는 민간자본에 3·4호선 건설과 운영을 맡기려다 2차오일쇼크로 인해 자금난을 맞게 되자 고육지책으로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지방공사다.
서울시의 통합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1984년 1월 지하철운영사업소가 먼저 서울지하철공사에 통합됐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새로 영업면허를 발급받아 1·2호선의 운영을 맡게 됐다. 1981년 창립 당시 9부 23과 총 307명의 인원으로 출발했던 서울지하철공사는 첫 통합 이후 1원 5실 13부 45과 총 4299명으로 크게 늘게 됐다.
이어 2호선 완공 직후인 같은 해 9월 지하철건설본부가 서울지하철공사에 통합된다. 이후 서울지하철공사는 1원 5실 13부 45과 102역 총 6866명에 달하는 대규모 조직이 됐다.
통합에 맞추어 서울지하철공사는 1983년 8월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사당역 인근에 신축한 사옥으로 입주했다. 이전까지는 서울 서대문구의 남광토건 사옥, 여의도 라이프개발사옥 등에서 더부살이를 했다. 새 사옥은 총 7000여㎡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1만6077㎡ 규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