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이원태 수협은행장, 강명석 수협 상임감사./수협은행
-두 번째 공모는 오는 24일까지, 31일 면접 예정
-강명석 대세론 Vs 이원태 연임설
차기 수협은행장에 대한 두 번째 공모가 시작됐다. 지난 공모에서 유력 후보였던 강명석 수협 상임이사가 여전히 막강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원태 행장의 연임설도 사라지지 않은 분위기다. 이 행장의 임기가 한 달여 가량 남은 가운데 행추위원들은 재공모에서만큼은 '끝장토론'을 걸쳐 최종 후보를 가려낼 것으로 보인다.
Sh수협은행은 15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수협은행 은행장 재공개모집 공고문'을 게시하고 오는 24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앞서 수협은행은 이달 초에도 수협은행장 공개모집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강명석·강신숙 수협 상임감사를 비롯해 민간은행 출신 2명, 일반 기업 출신 1명 등 총 5명이 지원했다. 이후 강신숙 감사가 지원을 철회하면서 차기 수협은행장 레이스는 '4파전'으로 흘러갔다.
이번에 선임될 수협은행장은 지난해 말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서 54년 만에 주식회사 형태로 분리한 후 첫 은행장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선 수협은행의 그간 관행과 달리 내부 출신이 은행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동안 수협중앙회는 정부에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만큼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실제로 이원태 행장을 비롯해 이주형 전 행장도 기획재정부와 예금보험공사 등 정부 관료 출신이다.
이에 첫 번째 공모에서는 '정부의 입김' 여부가 최대 관심사였다. 새 출발하는 수협은행의 내부 출신 인사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탄핵 정국으로 낙하산 인사에 거부감이 높아지면서 결국 관료 출신은 수협은행장 공모에 지원하지 않았다.
우려했던 정부의 그늘은 벗어난 듯 했으나 행추위원 간 합의를 도출하긴 어려웠다. 행추위는 지난 7일 차기 수협은행장에 도전한 4명 후보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으나 위원 간 의견 차이로 다음 날까지도 논의를 이어오다가 결국 최종 후보를 선정하지 못했다. 내규 상 행추위원 5명 중 4명 이상(행추위원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수협은행은 차기 행장 재공모에 나섰다. 수협은행은 오는 24일까지 차기 은행장 지원 서류를 접수한 뒤 31일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자까지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공모했던 지원자도 재공모가 가능한 가운데, 또다시 '강명석 대세론'이 나오고 있다.
강 감사는 1986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10년 만에 만 35세 이른 나이에 수협은행 지점장직(진주지점)을 맡았다. 이후 만 45세가 되던 2006년엔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 상임이사(부행장) 자리에 올랐다. 보통 지점장의 연령이 40대 후반, 부행장의 연령이 50대 후반인 것과 비교하면 '능력자'라는 평이다.
은행 외에도 금융결제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이사, 한국예탁결제원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아울러 2015년 9월부터는 수협노량진수산㈜ 대표이사를 맡으며 내부 출신 인사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앞선 은행장 공모에 지원하지 않았던 이원태 행장의 연임 도전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 행장은 수협중앙회에서 수협은행을 분리하기 위한 수협법 개정에 힘을 보태는 등 수협은행의 사업구조 개편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재임 기간 수협은행의 실적도 탄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협은행의 총 자산은 28조4000억원, 당기순이익은 800억원 수준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협은행이 자회사로 독립 출범할 당시 이 행장은 "2021년까지 자산 34조9000억원, 순이익 17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실버금융 서비스, 부동산 개발 임대사업 등 신사업을 발굴하고 비대면 채널 강화 등 영업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중장기적 목표까지 내세웠다. 수협은행의 새 출범부터 중장기 목표 수립까지 일조한 이 행장이 은행장직을 이어가는 것이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이다.
이 밖에 우려하던 관료 출신의 지원자 등 제3의 인물이 깜짝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