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위성호 은행장이 7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채신화 기자
위성호 신임 신한은행장이 7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은행의 글로벌 영토를 많이 넓혀 놨다"며 "거기서 수익을 내고 성공 모델을 만드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한은행 주주총회에서 신임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위 행장은 오는 2019년까지 2년간 300조원 규모의 신한은행을 이끌게 됐다.
위 행장은 취임사에서 "채널·업종·국경의 경계가 없는 디지털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과 글로벌에서 '신한만의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경쟁의 심화와 규제 강화 등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 행장은 이날 취임식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아래는 위 행장과의 일문일답.
Q 취임사에서 '초(超)격차 리딩뱅크'를 제시했는데 불안감의 방증이 아닌가. 지난해 수익의 일회성 요인, 올해 대출 규제 등을 고려해 볼 때 그간 신한의 수익성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나.
A 비슷한 시대에는 어차피 초격차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선 사람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시대다. 초격차의 시대 만들자는 건 의욕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리딩뱅크의 위상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썼다.
은행업 자체가 저금리 시대로 들어서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상당히 어려워지고 있다. 수익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부분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와도 연결이 돼 있다. 미국이 어떤 금리·환율 정책을 쓰느냐에 따라서 우리도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외부 환경에 대해서 좀 더 주시해서 그에 적절한 정책을 쓸 것이다. 아울러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글로벌·디지털 쪽에서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카드사에 비해서 은행이 느리고 무거운 경향이 있다. 새로운 4차 산업혁명의 흐름 등에 대해 은행에 어떻게 접목할 계획인가.
A 은행의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야겠다는 니즈가 강한 걸 느꼈다. 고객 영업쪽은 물론, 인사와 관리 파트쪽에서도 빅데이터 활용해서 좀 더 생산성을 올려야겠다 하는 니즈가 강하다. 빅데이터 부분은 좀 더 전사적·전행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할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준비돼 있는 인력과 새로운 인재도 많이 확보할 생각이다.
은행은 전국에 900개의 채널을 갖고 있고 1만명의 직원을 갖고 있는 금융의 장치산업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느리고 무겁다고 말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조직이 크기 때문에 상층부가 조금 흔들리면 밑에서 훨씬 많이 흔들리게 되기 때문에 경영진부터 앞장 서야 한다. 임원들부터 먼저 빅데이터, 플랫폼, AI를 어떻게 설계해서 만들 것인지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빠른 시일 내 조직과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Q 신한은행의 해외진출 큰 그림은 무엇인가.
A 글로벌 관련해서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내정자가 영토를 많이 넓혀 놨다. 거기서 어떻게 수익을 내고 성공 모델을 만드느냐가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저희가 베트남, 일본 시장에서는 기대하고 있는 만큼의 성장을 하고 있고 수익을 내고 있다. 이런 지역을 좀 더 만들 생각이다. 신한이 상당 부분 진출해 있고 공 들여온 인도네시아, 인도, 미국 등에서 본격적으로 현지화에 성공해서 베트남과 일본과 같은 모델을 만들어낸다는 게 큰 그림이다.
Q 아시아 유망 시장은 어떤 지역을 얘기하는가. M&A(인수·합병)나 지분투자 등의 계획도 있나.
A 지금까지 신한의 해외전략은 신규 라이센스를 받아서 거기서 현지에서 오가닉 크로스를 통해서 지점을 확장시키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 좋은 현지 M&A 매물 있으면 M&A를 할 것이고, 현지 규제 때문에 경영권을 갖는 M&A를 못한다면 수익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일정 지분 투자해서 배당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해외진출 전략을 생각 중이다. 현재 신한의 전체 수익에서 해외 포션은 12% 정도다. 이 부분을 2020년 안에는 20%까지 올릴 생각이다.
Q 최근 사드( )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법인들이 있는데 앞으로 중국 쪽 사업, 리스크 관리 진출 계획 등에 대해 어떻게 수정할 건가.
A 저희가 처음 중국에 진출했을 때와 최근 영업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바뀐 환경에 우리가 적응해서 어떤 영업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신한도 중국에 지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응해서 새롭게 계획을 만들고 있다. 중국 진출 기업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경제 외적인 변수로 인한 영향이기 때문에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Q 신탁업 관련 확장 계획은. 금융투자협회에서 은행의 신탁업을 반대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 은행의 신탁업 활성화는 어쩔 수 없다. 이전에 금전신탁 중심으로 했다면 앞으로는 신탁의 종류가 상당히 다양해질 것이다. 과거 은행에서 투자 상품 비중이 높지 않을 땐 정기예금 상품만으로 충분했으나, 저금리 시대가 오면서 일반 리테일 고객도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은행과 금투가 같이 하는 협업 모델도 있기 때문에 서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상품 제조 능력이 은행에 있다면 그 쪽은 필연적으로 은행이 활성화시킬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Q 스마트라운지 등 무인뱅킹 시스템 활성화 계획이 있다면.
A 은행을 맡으면서 가장 큰 고민이 글로벌과 디지털이다. 디지털은 좀 더 근본적으로 봐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간편결제 발(發) 핀테크 혁명이 시작됐다. 카드는 지급 결제를 매가로 한 디지털 금융이었으나, 은행은 입금·지급·환전·대출 등 부수 업무들을 기반으로 해서 플랫폼하고 그걸 더 편리하게 하는 디지털 연구를 하는 것 같다. 고객 입장에서 봤을 땐 이것도 저것도 쓸 수 있게 만드는 게 좋다. 디지털은 고객과 플랫폼에 참가하는 기업 등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혼자 하기 어렵다. 고객들이 어떤 기능을 많이 쓰고 있는지 등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Q 성과주의 문화 도입에 대한 복안이 있다면.
A 성과에 근거한 보상이 이뤄진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합의는 돼 있다. 그러나 어떻게 설계하는지 방법론의 문제로 서로 간 생각이 다른 게 아닌가 생각한다. 경영진과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신한지주 회장과 신한은행장 간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지주 회장은 회장으로서의 역할이 명확하게 있고 각 자회사들은 자회사들대로 영업과 관계되는 명쾌한 부분이 있다. 내정된 이후 조용병 회장과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교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