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신한은행장이 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채신화 기자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7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글로벌 금융 확장으로 경쟁은행과의 간격을 더욱 벌리는 초(超)격차의 완벽한 리딩뱅크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8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위 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선임했고, 신한은행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위 행장을 신임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위 행장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산업 간 진입장벽이 무너지고 전혀 다른 플레이어들이 금융에 도전하는 격변의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며 "채널·업종·국경의 경계가 없는 디지털과 글로벌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신한만의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한이 가야 할 길로는 ▲디지털 신한 ▲글로벌 신한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등 3가지 길을 제시했다.
위 행장은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냉혹한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려면 변화의 흐름을 먼저 읽어야 한다"며 "금융의 본질 위에 이종 업종의 전문성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빅데이터와 모바일 플랫폼을 경영에 활용해 수수료·금리 등 전통적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비가격 요소를 적극 개발해야 할 것"이라며 "디지털은 특정 조직에만 해당되는 과제가 아닌 만큼 전폭적인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또 국내 금융시장은 경쟁의 심화와 규제 강화, 인구·소비절벽 등으로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 위 행장의 판단이다.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선 글로벌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
위 행장은 "신한은 현재 20개국 150개 네트워크를 확보했고 글로벌 사업이 전행에서 차지하는 수익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해외 선진 은행들에 비해 수익성, 비이자수익 비율, 현지화 수준 등 여러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는 상품·서비스, 시스템·프로세스, 인적 역량까지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남다른 전략과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며 "국가별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로드맵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은 지금까지는 신규 시장 진출 후 오가닉(Organic) 성장 전략을 주로 추진해 왔으나, 앞으로는 아시아 유망 시장 내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위 행장은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 좋은 현지 매물이 있으면 M&A를 추진하고, 수익 있는 회사엔 지분 투자를 해서 배당으로 수익 확보를 하는 등 다양한 해외진출 전략을 써 볼 생각"이라며 "신한의 전체 수익 중 해외 비율을 현재 12%에서 2020년 정도 내에 20%까지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글로벌 사업 확장 등 신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나침반으로는 신한의 미션인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과 'G.P.S. 스마트 스피트 업(Smart Speed-up)'을 제시했다.
위 행장은 "조용병 그룹 회장 내정과 저의 은행장 취임으로 신한 역사상 최초로 행원 출신 회장-행장 듀오가 탄생했다"며 "후배들에게 꿈과 열정을 품고 노력하면 누구나 신한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게 돼 뿌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국내서는 경쟁은행과의 간격을 더욱 벌리는 초격차의 완벽한 리딩뱅크를 이루고, 글로벌에서는 해외 유수 은행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누는 '월드클래스뱅크'의 꿈을 만들어가자"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스탠더드를 제시하는 위대한 신한이 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