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씨 관련 재판이 13일부터 5일 연속 이어지면서 미르·K재단과 모스코스 실제 운영자의 윤곽이 더욱 자세히 드러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13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을 연다. 이날 재판에는 정동구 초대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이수영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행정관 등이 증언대에 선다. 이전 공판의 증인들은 최씨가 두 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증언해, 정 이사장도 같은 진술을 할 지 주목된다.
앞서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는 지난 7일 최씨 측 최광휴 변호사의 반대신문에서 "K스포츠재단 관련 업무지시를 최씨가 했다"며 "(최씨가)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과 박헌영 과장을 불러서 메모로 업무지시해 실질적인 지배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 전 행정관도 증언대에서 미르 재단의 설립 경위 등을 진술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최씨 공판에서 최씨가 미르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차은택 씨가 최씨를 '회장님'으로 불렀고, 최씨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물을 직접 살펴본 뒤 미르 재단 사무실로 최종 결정했다고 진술했다.
14일엔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와 이철용 재무부장이 증인으로 나온다. 김모 현대자동차 구매담당 부사장도 출석해 최씨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과의 납품계약 성사 과정을 증언한다.
15일 열리는 차은택 씨의 공판에서는 모스코스의 실제 주인이 최씨인지에 대한 증언이 나올지가 관심사다. 차씨는 지난 8일 자신의 공판에서 증인석에 오른 김경태 전 이사를 향해 "내가 최씨에게 보고하고 급여를 현찰로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그의 증언과 관련해 모스코스의 실제 운영자가 최씨였는지, 그가 이 회사로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 했는지 등에 대한 진술이 나올 전망이다.
16일 재판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를 다룬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달 18일 공판에서 '최순실 태블릿PC 문건'은 자신이 최씨에게 보낸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고영태 씨 역시 지난 6일 최씨 공판에서 '더블루K 사무실에 있는 최씨의 노트북 화면에 청와대 문서가 있는 모습을 봤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17일 최씨와 조카 장시호 씨 공판에서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실질적인 운영자가 드러날지 여부가 관심을 끈다. 이날은 박재혁 영재센터 초대 이사장과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규혁 씨 등이 증인으로 나온다. 최씨와 장씨 모두 자신이 영재센터의 주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14일에는 류철균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의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류 교수는 최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업무방해 등)로 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