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씨가 자신이 위협성 발언을 했다고 증언한 다른 피고인과 설전을 벌였다.
차씨는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공판에서 김경태 전 모스코스 사내이사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 직접 질문하며 사실관계를 따졌다.
이들은 차은택 씨와 2015년 신생 회사인 모스코스를 내세워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인수를 앞둔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로부터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 한 혐의에 대해 진술했다. 차씨는 김 전 이사와 송 전 원장의 '차씨가 한 대표의 포레카 지분을 가지려는 과정에서 위협을 느낄만한 발언을 했다'는 증언에 반박했다.
차씨는 자신이 김 전 이사에게 청와대와 국정원을 언급했다는 증언에 대해 "저는 김경태 전 이사에게 청와대 어르신과 국정원 이야기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상황을 보고서 본인이 느낀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김 전 이사는 청와대와 국정원 모두 최씨가 말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2015년 6월 9일에 저한테 '재단에서 굉장히 안좋게 너를 얘기하더라. 재단이 무서운 곳'이라고 말 한적 있다"고 맞섰다.
김 전 이사는 이날 증언에서 검찰이 '차씨가 재단과 국정원을 언급하고 '쥐도새도 모르게 없어질 수 있다'고 했다는데'라고 묻자 "검찰 조사에서 그 표현은 안 했다"면서도 "그러나 무서울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이 '어떤 이야기냐'고 물었지만 진술을 거부했다.
검찰이 질문을 바꿔 '그런 이야기는 언제 들었느냐'고 하자 "6월 10일 전"이라고 답했다. 변호인 반대신문에서도 차씨가 했다는 이야기를 밝히지 않았다.
차씨는 송 전 원장이 '한 대표의 사업을 고사 시키겠다고 차씨가 말 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차씨는 송 전 원장에게 "저의 변호인에게 '고사의 사전적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었다"며 "이 단어는 제사 지낼 때 쓰는 것인 줄 알 정도"라며 자신이 해당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송 전 원장은 "(차씨가 직접 했다는 뜻이 아니라) 위에서 고사시킬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차씨가 말을) 해서 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차씨는 "예, 이상입니다"라며 질문을 마쳤다.
송 전 원장은 앞서 검찰이 '차씨가 한 대표 사업을 어떻게 고사시킬 것이라 말했느냐'고 묻자 "차씨가 아닌 윗선이 (고사)시킬 것이라 했다"면서 "방법은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송 전 원장은 자신이 한 대표에게 말한 포레카 지분 인수 관련 발언에 대해 모두 '최씨의 이야기를 듣고 전한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다만 '최씨가 말을 전하라고 시킨 것이 아니라, 30년지기인 한 대표가 위험해 처할까봐 그가 한 말을 전하는 식이었다'는 내용으로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