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가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자신의 이력서를 받아 대표로 취임시키는 등 회사 운영 전반에 개입했다고 증언했다.
조 전 대표는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이날 조 전 대표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장순호 플레이그라운드 재무이사의 소개로 최씨를 만나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본 뒤 더블루K 대표가 된다.
이는 '고영태 씨가 조 전 대표를 뽑았다'는 최씨 측 주장과 대비된다.
조 전 대표는 이후 고영태씨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최씨가 고씨는 체육에 대해 잘 알고 회사 등기이사니까 같이 일 잘 해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검찰이 '실질적으로 증인과 고씨에게 업무 지시한 사람은 최씨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더블루K의 전권을 가진 최씨가 고용과 급여를 모두 결정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조 전 대표는 더블루K 근로계약서에서 최씨가 '갑'으로 나오는 등 최씨가 실제 운영자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이 '사용자 갑 란에 '회장 최서원(최순실 씨의 개명)'으로 돼 있는데, 최씨가 실제 더블루K 운영자로 증인을 고용한 것 맞느냐'고 묻자, 그는 "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작성해 최씨 서명을 받으려 시도했다"고 답했다.
그는 '더블루K의 고용과 급여 결정을 모두 최씨가 했고, 사소한 물품 구입도 모두 최씨의 최종 결정 아래 처리했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
조 전 대표는 최씨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의 스포츠단 창단 협상에서도 '갑'인듯 굴었다고 증언했다. 조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최씨가 회의에서 '조 대표가 GKL 직원이냐, 왜 요구를 들어주냐, 요구를 해야지' 하면서 질책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네. 최씨가 생각한 방식은 제안서를 상대방에 던져주고 갑의 입장에서 해야지, 왜 시키지도 않게 협상하듯이 요구 조건 받고 수정하는 식으로 하냐는 식으로 질책했다"고 답했다.
조 전 대표는 신생 업체이고 서비스 제공자인 더블루K가 이런 자세를 보여 이상했다고도 했다.
더블루K 사업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정부 고위관계자가 개입한 사실도 증언했다. 조 전 대표는 "김 전 차관이 'GKL은 공기업이라 컨설팅 비용을 줄 수 없어 어렵다. 다른 방법을 찾자. 선수단 창단이 중요하니 규모를 줄여 진행하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설명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이 지난해 2월 25일 이기우 GKL 대표와 조 전 대표에 번갈아 전화한 데 대해 '김 전 차관이 창단 팀을 장애인팀으로 조정한 것으로 보이고, 내가 회사 소개 자료에 명함을 끼워 최씨에게 줘서 김 전 차관이 전화번호를 알았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