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가 지난달 16일 헌법재판소로 향하고 있다./손진영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비리를 폭로한 전 더블루K 대표 고영태 씨가 6일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 법정에서 만나는 이들의 진실 공방이 관심을 끈다.
서울중앙지법은 6~7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에 대한 공판을 연다. 고씨는 증인으로 나온다.
최씨의 최측근이던 고씨는 미르·K스포츠재단이 일감을 몰아받는 데 이용한 의혹을 받는 더블루K 대표를 맡았다. 이에 따라 최씨의 의혹을 밝힐 중요 인물로 꼽힌다.
고씨는 최씨와의 사이가 어긋난 뒤, 최씨가 운영한 강남 의상실에 설치한 CCTV 영상을 언론에 제보했다고 알려졌다.
최씨의 또다른 측근이던 광고감독 차은택 씨는 두 사람을 내연관계로 추측한다고 검찰과 헌법재판소에서 진술했다. 그는 고씨가 돈 문제로 최씨를 만난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 측 변호인도 헌재 탄핵심판에서 "이 사건의 발단은 최순실과 고영태의 불륜"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고씨 친구인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사장과 직원의 수직적 관계'라고 했다.
6일 재판에서는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의혹이 일어난 뒤 처음 만나는 고씨와 최씨가 진실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앞선 공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증인에게 직접 물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열린 공판에서 "제가 변호사님도 만날 기회가 없고 시간이 없어서 서로 말씀하시는 걸 들었는데 제가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나 사실과 다른 것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변론의 기회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세윤 부장판사는 "다음부터는 변호인을 통해서나 본인이 직접 이야기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두 사람이 직접 설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헌재는 지난달 17일과 25일 고씨를 증인으로 소환하려다 소재 불명을 이유로 출석요구서를 전하지 못했다. 오는 9일로 미뤄진 그의 증인신문은 5일 현재까지 불투명한 상태다. 증인 소환 효력은 출석요구서를 전달해야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 측은 고씨의 소재지를 찾는 대신 6일 법정에 나오는 고씨에게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는 방법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