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1일 퇴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조속한 결론을 당부했다.
박 소장은 이날 오전 11시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의 중대성에 비춰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료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여러 헌법재판소 구성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다해 사건의 실체와 헌법·법률 위배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인 헌법 수호자 역할을 다해 줄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앞서 25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서도 "이정미 수석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에 탄핵심판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탄핵심판 등으로 첨예해진 사회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박 소장은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영역에서 계층 사이의 이해관계 상충과 사회적 대립을 방치한다면국민의 불만과 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조정하고 헌법질서에 따라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정치적 대의기관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헌법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당리당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가 안녕과 국민 행복 등 민주주의 기본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박 소장은 "우리 헌법질서에 극단적 대립을 초래하는 제도적·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지혜를 모아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헌법 개정 논의에 공감했다.
그는 이어 "헌법 개정은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인간 존엄과 국민 행복, 국가 안녕을 더욱 보장하고 실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민주주의의 성공을 위해서는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더욱 실질화되고, 법의 지배를 통해 시민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기본적 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