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춘 K스포츠 이사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의해 재단 업무가 진행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검찰이 공개한 정 이사장과 안 전 수석의 통화내용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검찰은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씨와 안 전 수석의 공판기일에서 정 이사장과 안 전 수석 간 통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13일 통화에서 정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를 피하다 이메일로 답변서를 냈다"고 말했다. 이에 안 전 수석은 "마무리 잘 해달라. (재단이) 통합되고 난 뒤 이사님 다시 모시겠다. 전경련이 나서서"라고 답한다.
두 사람의 대화에는 1월 말까지 예정된 미르와 K재단 통합, 이사진과 직원 고용 승계 관련 이야기가 나온다. 안 전 수석은 정 이사장에게 "그건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한다.
이에 관해 정 이사장이 안 전 수석에게 "VIP가 최순실 씨에게 같은 이야기를 전달해주시면 어떨까"라고 말하자, 안 전 수석은 "최 여사 부분은 얘기한 적 없고, 저도 얘기한 적 없고, 말씀해 주시면 좋은데 전혀 말씀을 안 한다"라고 답한다.
통화 내용이 공개된 뒤 정 이사장은 "그동안 업무 패턴으로 봐서는 안 전 수석과 최씨 두 분에 의해서만 진행됐다"며 "최씨가 빠진 상태에서 안 전 수석과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이야기가 나와 다소 혼란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최씨 뜻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서 안 전 수석에게 (물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 동안은 최씨와 안 전 수석이 의견을 맞춰서 재단의 중요한 일을 처리했다"며 "갑자기 이 부회장이 개입되고 최씨가 빠지는 상황이 되니 판단기준이 달라졌다"고 답했다. 정 이사장은 "3자 합의가 되는 것이 가장 안전한데, 그것이 안 되니까 직원 승계나 이사들 대표로서 책임질 부분이 있어 그렇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3자가 돈을 낸 사람, 대통령 뜻을 전달하는 안 전 수석과 최씨가 뜻을 모아주면 좋겠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통합 재단 이사장직에 대해 "당시에는 (안 전 수석이) 다른 자리 있으면 그런 자리로 모시겠다고 이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