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은행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5대 은행,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 전체적으로 감소…신한은행이 0.31%로 가장 낮아
매서운 추위만큼이나 국·내외 금융 시장도 얼어 붙은 가운데, 은행들의 기부금까지 혹한기를 맞았다.
지난해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저금리 기조에도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냈다. 그러나 벌어들인 돈에 비해 사회 공헌을 위한 기부금 비중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신한·KB국민·KEB하나·IBK기업은행의 2016년 3분기 누적 연결영업이익은 7조2201억원(1000만원 이하 반올림)으로 전년 동기(5조4077억원) 보다 33.5%(1조8124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조선·해운업 부실 대출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이슈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이 1.5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데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이 늘자, 사회 공헌 활동의 일환인 '기부금' 총액도 늘었다.
이들 5개 은행의 2016년 3분기 누적 기부금 총액은 793억3400만원(10만원 이하 반올림)으로, 전년 동기(718억5500만원) 보다 10.4%(74억7900만원)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363억2200만원으로 기부금을 가장 많이 냈으며 이어 KB국민은행(181억9300만원), IBK기업은행(99억9700만원), KEB하나은행(98억9000만원), 신한은행(49억32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5개 은행 모두 전년 대비 기부금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의 증가폭에 비해서는 줄어 들었다. 2016년 3분기 이들 은행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은 1.10%로 전년 동기(1.30%) 대비 0.2%포인트 줄었다.
이들 은행 중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영업이익의 2.61%를 기부금으로 사용했다. 이는 전년 동기(3.25%) 대비 0.6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4%(4206억원) 늘었으나, 기부금은 15.5%(48억6400만원) 증가에 그쳤다.
KB국민은행은 2016년 9월 영업이익의 1.22%를 기부금으로 사용, 전년 동기(1.41%) 대비 0.19%포인트 줄었다. 영업이익은 56.2%(5324억원) 성장했으며, 기부금은 36%(48억1200만원) 증액했다.
IBK기업·KEB하나·신한은행은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의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5개 은행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기부금 규모까지 줄였다. IBK기업은행의 지난해 9월 누적 기부금은 전년 동기 대비 30.7%(44억2800만원) 줄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도 0.80%로, 전년 동기(1.23%) 대비 0.43%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882억원) 늘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영업이익의 0.65%를 기부금으로 사용했다. 이는 전년 동기 0.31%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67.6% 증가했다.
이들 은행 중 기부금 지출이 적었던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의 2016년 9월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0.31%로 전년 동기 대비 0.04%포인트 줄었다. 영업이익 증가폭(11.3%) 보다 기부금 증가폭(26.1%)이 두 배 이상 크지만, 시중은행 가운데 '리딩뱅크'로 불리며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데 비해서는 그 비중이 낮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기부금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공헌은 현재 사회에서 필연적인 부분"이라며 "금융사의 영업 등과 연관 짓지 말고 회사별로 실질적인 사회활동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