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에는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가 있는데 살아 있을 때 자기의 업식을 미리 닦는다는 뜻이다. 일반 돌아가신 부모님 조상님들의 극락왕생이나 성불을 위해 자식들이 천도재를 지내드릴 수 있지만 자신의 49재나 천도재에 있어서는 나 죽어서의 일은 모르는지라 혹여 자손이 부모의 왕생극락이나 천도재 등에 관심이 없을 경우도 있으니 윤달이 든 때에 스스로 본인의 업식을 미리 닦고자 하는 뜻이 깊다. 고려시대 때부터 널리 행해졌었고 관정경(灌頂經)이나 정본수능엄경 등 여타 경전에서 예수재의 공덕을 설하고 있다. 관정경에서는 "봄에 뿌린 한알의 씨엇은 가을에 가서는 천만개의 열매를 맺는다. 살아 생전에 예수재를 지낸 공덕 또한 이와 같다."라고 되어 있으니 생전예수재의 공덕을 단적으로 설해준다. 부처님 당시 인도의 마가다국 빔비사라 왕으로부터 연유되어 날짜까지도 표현되어 있는데 12월 8일 한 밤중에 푸른 옷을 입은 저승사자 1명과 누런 옷을 입은 저승사자 9명에게 인도되어 저승의 지옥에 있는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이에 어떻게 하면 다시 살아나 불법을 널리 펼칠 수 있겠냐고 물으니 저승사자들은 안타깝다는 듯이 답하기를 "당신은 15세에 왕이 되어 25년 동안 나름대로 불법을 널리 행하고 여러 성대한 재를 올렸지만 명부(冥府)의 시왕(十王)과 여러 권속에게 공양을 올리지 않아 잡혀온 것이니 내 이제 십대명왕과 저승관리나 권속의 이름을 알려 줄 터이니 다시 살아나거든 널리 이름을 알려 공양케 해주시오."라고 했다. 빔비사라왕은 다시 살아났고 그후 명단에 있는 한분 한분에게 예배공양하면서 이후 25년 동안에 모두 59차례의 예수시왕재를 올리며 중생들에게도 권했다. 빔비사라왕은 이후 천수를 누리다 목숨을 마친 후 마침내 도솔천에 태어나 지장보살님의 가르침을 받고 성인의 지위인 수다원과를 얻었다고 명도전(冥道傳)에 전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저승사자는 보통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난다고 한다. 실제 임사경험이나 죽음의 문턱을 다녀온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꿈 속인지 생시인지 모를 경황에 실제로 그렇게 얘기하고 있다. 따라서 검은웃을 입은 인물들을 꿈 속에서라도 보게 되면 근심걱정에 휩싸이게 된다. 많은 이들은 불길하다고 여겨지는 꿈을 꾸게 되면 걱정부터 한다. 그러나 그런 경우가 생긴다면 즉심하여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에게 뭔가 허물이 있지 않나를 살펴본다면 이것이 바로 어듬으로부터 빛으로 나아가는 방편이 되는 것이고 이것 또한 생전예수재의 의미가 된다. 윤달은 예로부터 군달 덤달 여벌 달 또는 공달이라 하여 무탈하다 하였고 게다가 1년 열두 달을 관장하는 신은 있어도 열세 달을 관장하는 신은 없다한데서 윤달에 지내는 생전예수재는 더욱 공덕이 크다고 본 것이다./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