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세계 15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58위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인 OECD 국가 중에서는 꼴찌를 맴돈다. 한국은 경제규모가 세계 11위이고 1인당 국민소득은 2만7000달러에 달한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낮은 걸까. 필자는 상담을 하면서 숱하게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재산이 아주 많은 부자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도 만나고 가진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나 사회적으로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도 만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느낀 것은 재물과 행복을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생활의 작은 것들을 즐기고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는것도 있고 단적으로 재물이 많아지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정말 그럴까? 물론 재물이 많으면 생활의 불편함이 없으니 가난한 것보다는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행복 자체가 무조건 재물의 많고 적음으로 정해지지는 않는다. 100평짜리 집에서 살면 행복하고 20평에서 살면 불행하다고 무 자르듯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매년 수십 억 이상을 벌어들이는 사업가가 있었다. 재물운으로 보면 누구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이다. 그런데 부인과 별거한지 오래되었다. 재물운은 가졌지만 성격이 거칠었고 평탄한 가정을 꾸리는 운세는 아니었다. 그와 반대로 한 달에 300만원을 채 벌지 못하는데도 항상 얼굴이 환한 자영업자도 있었다. 돈은 없지만 그는 살아가는데 부족한 게 별로 없었고 큰 불만도 없었다. 재물운이 적은 사주에도 만족하고 '내년엔 더 나아질 겁니다' 하면서 가족들과 열심히 일을 한다. 수십억 원을 버는 사업가는 좋은 옷을 입고 상담을 오지만 표정은 어둡다. 가난한 자영업자는 소탈한 옷차림이지만 만면에 웃음을 채운다. 누가 행복할까 하는 것은 쉽게 판단이 가능하다. 요즘 휘게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자료를보니 휘게는 행복지수 세계 1위인 덴마크의 라이프스타일을 칭하는 단어이다. 소박하고 안락한 분위기 그리고 일상의 작은 행복을 말한다. 그 나라 사람들은 휘게를 느끼고 즐길 줄 알기에 삶 전체의 행복감이 크다고 한다. 그런 작은 것들이 행복을 가져다주는데 크고 많은 것을 바란다. 가족들과 생활을 유지할 만큼의 재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작은 기쁨들 이런 것만 제대로 즐겨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많은 것 큰 것을 원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루지 못할 것에만 매달리면 행복의 크기는 작아지기 마련이다. 행복은 큰 재물에도 있지만 아주 멀리 있지도 않다. 작은 것들의 행복을 즐긴다면 우리의 행복지수도 58위 수준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