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효 전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사장./우리은행
26년간 영업점 근무, 직원들과 소통으로 '행복한 은행' 추구…보험·PE까지 다양한 커리어 갖춰
현장 경험+화려한 경력 '눈길'
오랜 현장 경험과 폭넓은 경력을 갖춘 김병효 전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사장이 차기 우리은행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전 사장은 26년간 우리은행 영업점에서 근무했다. 일선 현장 파악에 능하고, 후보자 11명 가운데 유일하게 생보사와 PE 커리어를 갖췄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 전 사장은 지난 1981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우리은행 종암지점, 청량리지점, 압구정역지점 등에서 지점장을 지내며 무려 26년이나 현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동기들이 본부 부서의 일명 '노른자위' 자리에 배치될 때도 김 전 사장은 영업점을 지켰다.
오랜 야전 경험은 향후 주요 요직을 역임할 때 자양분이 됐다. 김 전 사장은 2008년 본부에 입성해 우리은행 외환서비스센터장, 고객만족센터 수석부장, 주택금융사업단장(상무), 글로벌사업본부장(부행장), HR본부 부행장 등을 거치며 기획·집행·전략 전 부문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직원과의 소통 방식도 남달랐다. 김 전 사장은 직원들과 격의 없는 술자리를 보내기로 유명하다. 행내 2~3위 직급인 부행장 시절에도 과장·대리 등 젊은 연차의 직원들과 자주 대면해 술자리를 갖곤 했다. 부서 경계 없이 직원들을 모아 술잔을 기울이며 고충을 듣고 조언을 건네는 시간이 김 전 사장에겐 일상이었다.
고객만족센터 영업본부장으로 있을 땐 술 보다는 밥을 이용했다. 콜센터 직원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해 10명씩 조를 짜서 두 달에 거쳐 600여명의 직원들과 점심을 먹으며 직원 간의 갈등을 직접 조율하기도 했다.
32년간의 은행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건 2013년이다. 김병효 전 사장은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사장, 우리PE 사장 등을 거치며 생보사와 PE로 커리어를 넓혔다.
이 같은 커리어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들과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은행 과점주주 7곳 가운데 동양생명, 한화생명, IMM PE 등 생보사·PE사가 3곳이나 있기 때문. 이들 3곳이 각각 추천한 사외이사가 행장을 뽑는 임원추천위원회에 속해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추진 등을 고려한다면 김 전 사장의 경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사장은 향후 우리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행복한 은행'을 강조했다.
김 전 사장은 "1등 은행 보다는 주주, 고객, 직원이 평생 함께할 수 있도록 행복한 은행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공정한 평가와 노력에 따른 보상을 언급했다.
그는 "훌륭한 업적과 성과도 중요하지만 거기엔 직원들의 빛과 어둠이 상존하는데, 어둠 속 직원이 불편함과 소외감을 느끼면 조직을 망가뜨리는 것"이라며 "누구나 도전하고 노력하면 그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충분한 보답이 따르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