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전방위 로비' 의혹을 받는 정운호(52)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남성민 부장판사)는 13일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정씨에게 이와 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의 행동으로 사법권의 존립 근거인 국민의 사법신뢰가 현저히 추락했다"며 "죄질이 나쁘고 범정이 무겁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김수천(58)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도 이날 징역 7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정씨는 2014∼2015년 재판 결과를 청탁하며 김 부장판사에게 수입차 레인지로버 등 금품 1억5000여만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그는 자신이 고소한 사건을 잘 봐달라며 법조 브로커 이민희(57)를 통해 서울중앙지검 조사과 김모 수사관에게 2억2000여만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네이처리퍼블릭 등 회삿돈 108억원을 빼돌리거나 회사 소유 전세권을 개인 명의로 넘겨받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 역시 밝혀졌다.
100억원대 원정도박으로 구속 재판을 받던 정씨는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7) 변호사에게 보석을 대가로 수십억 원을 제공했다.
그러나 최 변호사가 보석 결정을 받아오지 못하자 수임료를 반환하라는 실랑이가 벌어졌다. 격분한 정씨는 접견하던 최 변호사의 팔을 꺾었다.
이에 최 변호사는 정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두 사람이 서로의 비위를 폭로하면서 법조계 비리가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정씨의 원정도박 혐의 수사 무마를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가 포착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8) 변호사는 1심에서 징역 3년형에 처해졌다.
최 변호사는 1심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45억원, 최 변호사 측 브로커 이동찬(45)은 징역 8년을 받았다. 정씨 측 브로커 이민희도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정씨가 군납 브로커를 통해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측에 면세점 입점 로비를 한 정황도 확인됐다. 신 이사장 재판의 선고는 19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