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도 이광구 행장과 '최후의 3인' 경험…IR 주도·민영화 업무 진두지휘 등 역량 높아
지난 2014년 12월.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뒤를 이을 행장 후보는 최종 3인으로 추려졌다. 당시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진두지휘해 차기 행장으로 유력시 됐다가 아쉽게 물러난 인물이 있다. '민영화 조력자'로 평가 받고 있는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이다.
김승규 전 부사장은 금융지주 재임 시절부터 민영화 업무에 깊이 관여했다가 지난해 3월 퇴임했다. 하지만 퇴임 후에도 민영화 '5수생' 우리은행에 대한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한 바, 이번 차기 행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 전 부사장은 197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재무기획부장,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담당 부사장 등을 지낸 '전략통'으로 꼽힌다. 계열사인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도 맡는 등 금융권 전반 업무를 두루 거쳐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전 부사장은 우리은행의 민영화에 큰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김 전 부사장은 금융지주 부사장을 지내며 지방은행, 우리금융투자 패키지를 NH농협금융에 매각하는 등 우리은행의 민영화 업무를 맡았었다. 또 중동 국부펀드 해외자본 등과의 투자협상과 IR(기업설명회)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전 부사장이 재무·전략 부문에 오래 몸담으면서 민영화 추진에 실질적인 업무를 많이 봤다"며 "우리은행에서 가장 큰 이슈가 민영화인 만큼 이번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전 부사장은 지난해 3월 퇴임 후에도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2선에서 도왔다. 실제로 이광구 행장은 퇴임한 김 전 부사장에게 미국 IR 일정에 동행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출장비 등의 문제로 IR 동행은 무산됐으나, 김 전 부사장이 민영화 부분에서 신뢰받는 인물이란 것이 증명되는 대목이다.
김 전 부사장은 그 뒤로도 예보와의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 해지 등 합리적인 시장의 의견을 전달하며 지난해 8월 20일 매각 방안이 발표되기 전까지도 긴밀하게 대화를 나눠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은행 출신 인사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8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전신 한빛은행으로 출범한 뒤 여전히 보이지 않는 경쟁 관계가 형성돼 있다. 이광구 행장과 전임 이순우 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이기 때문에 이번엔 한일은행 출신이 유리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전 부사장은 "합병 이후에 입사한 직원들이 70~80% 가량 되지만 지점장급 이상은 합병 전 세대가 대부분"이라며 "결국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는 직원은 합병 전 세대인데, 그들이 (상업과 한일로 나뉘어) 갈등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이 가져가기 때문에 꼭 그렇게 해야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