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차기 은행장 후보에 지원서를 제출한 (왼쪽부터)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우리은행
현직 임원 포함해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 다수 도전…오순명·이경희 등 새로운 'OB' 등장에 눈길
'민영화 1호' 은행장 자리에 우리은행 전·현직 임원 11명이 출사표를 냈다. 금융권에서는 현직 임원인 이광구 은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의 '2파전'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현직을 떠난 OB(올드보이)들의 도전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현직 프리미엄'을 두지 않는다고 밝힌 바, 후보들 사이 물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우리은행 임추위에 따르면 이날 난 12시 차기 은행장 후보자 지원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1명의 후보가 지원서를 제출했다.
지원대상은 최근 5년 이내 전·현직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부행장·부사장급 이상, 계열사 대표이사 등 내부 인사로 한정됐다.
현직에서는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그룹장 2명이 차기 행장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행장은 '16년의 숙원'인 민영화를 이룬 주역으로, 민영화 공로와 깜짝 실적 등의 성과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이 그룹장은 전 행장인 이순우 행장 시절부터 은행 내 '2인자' 자리인 수석부행장으로서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34년 동안 은행에서 일하며 영업, 점포 전략 등 다방면으로 활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행장과 이 그룹장은 지난 2014년에도 행장직을 두고 경쟁을 한 바 있어 '재매치' 대결이 이번 차기 행장 선임 과정에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직 임원 중 하마평에 거론됐던 남기명 국내그룹장과 손태승 글로벌그룹장, 정화영 중국법인장 등은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전직 임원 중에는 금융권의 예상대로 김승규·김양진·김병효·윤상구 등이 출사표를 제출했다.
이 중 '전략통'으로 불리는 김승규 전 우리은행 경영지원총괄 부사장도 유력한 후보자다. 김 전 부사장은 전임 이순우 행장 시절 민영화를 진두지휘한 인물로, 이번 민영화 성사 과정에서도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은 재임 시절 조직 전반을 총괄한 경험이 있으며, 한일·상업은행 합병 당시 노조위원장을 거치며 은행 내 소통에 강점을 갖고 있다.
김병효 전 사장은 우리은행 부행장을 비롯해 우리아비바생명, 우리PF사장 등 요직을 두루거친 '영업통'으로서 은행 사정에 밝다는 평이다.
윤상구 전 부행장은 중소기업고객본부 부행장을 거쳐 우리금융지주에서 전략·인사 담당 전무로 일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시절 민영화 작업에 깊숙이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새로운 OB들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오순명 전 우리모기지 사장, 이경희 전 우리펀드서비스 사장, 이병재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 이영태 전 우리금융저축은행장, 조용흥 우리아메리카은행장 등도 차기 은행장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임추위는 차기 행장의 선정 기준으로 ▲재직 당시 업적과 경영능력 ▲리더십 ▲미래 비전 ▲윤리의식 등을 제시했다.
임추위는 후보자들에 대한 서류심사, 외부 전문기관 평판조회를 거쳐 다음 주 1차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1차 면접에서 추려진 후보자를 대상으로 3월 3일 이전에 은행장 최종 후보를 확정한 뒤 3월 24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을 선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