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의 숙원' 민영화 달성에 연임 가능성 높아…금융권 "차기행장 선발 평가 항목 모두 충족"
우리은행과 신한금융지주가 차기 CEO(최고경영자)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은행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수장을 뽑기 위해 각각 임원추천위원회와 회장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군을 좁혀가고 있다. 현재 압축·거론된 차기 수장 후보를 분석해 본다.
<편집자주>
'16년만의 민영화 성공, 어닝 서프라이즈, 주가 상승,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이광구 우리은행장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우리은행 안팎에선 경영능력과 리더십, 업적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지난 4일 우리은행 차기 은행장을 결정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행장은 외부 공모 없이 내부 출신 가운데서 뽑겠다고 밝혔다.
공모 대상은 최근 5년간 우리은행과 옛 우리금융지주에서 일한 전·현직 부행장급과 부사장 이상 임원, 계열사 대표이사다. 이에 따라 현 은행장인 이광구 행장이 하마평에 가장 먼저 올랐다.
이 행장은 지난 2014년 취임 당시 스스로 은행장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민영화에 올인했다.
실적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2014년 897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6년 3분기 1조3892억원으로 54.8% 급증했다. 누적 순이익도 지난해 9월 말 1조1059억원을 달성하며 '1조 클럽'에 진입했다.
꾸준한 '뒷문 잠그기' 경영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양호한 자산건전성 지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3년 말 3%에 달하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3분기 1.05%까지 떨어졌다. 연체율도 0.58%로 전년 말보다 0.24%포인트 낮췄다.
깜짝 실적은 주가를 견인했다. 지난해 초 8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달 16일 1만3350원(종가)까지 오르며 1년 새 66.9% 가량 뛰었다.
이런 노력 끝에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예보의 지분 29.7%를 매각하며 실질적인 민영화에 성공, 16년 만에 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이 행장이 2년 만에 이룬 화려한 성과는 '연임'에 무게추를 싣고 있다. 임추위는 차기 행장 선발 평가 항목으로 ▲재직 당시 업적 ▲미래 비전 ▲리더십 ▲경영 능력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이 민영화를 이뤄낸 과정에서 선발 평가 항목에 속하는 능력을 모두 발휘했다는 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기 중 우리은행의 오랜 숙원이었던 민영화를 해냈다는 게 가장 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민영화 보다는 그 이후가 중요하기 때문에 업무 연속성에 따른 조직 안정 차원에서도 이 행장의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장 공모는 11일 정오 마감된다. 이후 평판조회·인터뷰 절차 등을 거쳐 오는 3월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은행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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