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에 사실조회를 요청했다. 자신에 대한 의혹들에 대응하며 여론관리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는 10일 헌재에서 열리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사건의 향배에 미칠 영향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측은 최순실 국정농단과 '세월호 7시간' 등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에 강하게 대응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지지층을 결집하고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인사회에서 뇌물죄 의혹에 대해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부인했다. 세월호 사건 당시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사건을 보고 받으면서 계속 체크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박 대통령이 설 연휴 전 대국민 메시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에 신경쓰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대중 관계와 소녀상 문제로 긴장을 잇는 대일 외교 문제 등을 우려한다는 전언이다.
헌재를 향해선 사실 관계 파악을 요청해 뇌물 혐의에 맞서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6일 청와대 지시로 인허가가 거부되거나 세무조사 한 내역을 보내달라는 사실조회를 헌재에 신청했다.
박 대통령 변호인 이중환 변호사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르·K스포츠 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기업과 출연하지 않은 기업에도 각각 그같이 결정한 경위를 확인해 달라고 신청했다.
이 신청은 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를 만났을 때 '무언의 압력'이 없었음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최 씨와 안 전 수석 등을 기소할 때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요구에 불응할 경우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인허가의 어려움 등 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출연금을 냈다'는 논리를 폈다. 이 내용은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서에 포함됐다.
현재 특검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과 롯데그룹의 면세점 인허가, SK그룹의 총수 사면 민원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