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선거연령을 하향조정하는 문제를 두고 공방이 오가고 있다.
특히 선거연령 18세 하향조정 문제는 여론조사들에서 찬반 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쉽사리 합의점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는 5일 현 만 19세에서 18세로 선거연령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에서 찬성이 46.0%, 반대가 48.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념성향별로는 보수층은 찬성 18.2%·반대 80.7%, 진보층은 찬성 67.8%·반대 31.0%, 중도층은 찬성 55.0%·반대 43.5%로 집계됐으며, 지지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찬성률은 14.2%,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찬성률은 73.5%, 개혁보수신당(가칭) 지지자의 찬성률은 25.1%, 국민의당 지지층의 찬성률은 46.9%, 정의당 지지층의 찬성률은 59.3% 등으로 야권 지지자들의 찬성률이 대체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민주당과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들은 이날 선거연령 하향조정의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 선거는 '19금 포르노'가 아니다"라며 투표연령 인하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민의당에 이어서 개혁보수신당(가칭)에서도 선거권 인하 얘기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에도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 주자 중 지지율 조사 1위를 독주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도 SNS를 통해 "우리 청년들의 정치의식은 세계 최고인데 권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이다.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라며 "이제 정치가 제 몫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또다른 차기 대선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도 SNS를 통해 선거연령 하향조정을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이 시장의 경우 "표의 등가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거연령을 17세로 낮추고 권역별 비례대표, 중대선거구제 등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정당들은 선거연령 하향조정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선거연령 하향조정에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개혁보수신당(가칭)은 지난 4일 창당준비회의 직후 "선거연령을 18세로 하기로 전체 합의를 봤다"고 발표했지만 당내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자 하루 만에 사실상 '백지화'했다.
다만 보수신당의 리더격인 유승민 의원은 "학제를 개편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한 살 당겨서, 18세가 되면 대학생이 될 수 있도록 학제개편을 검토해 18세 투표권도 허용했으면 좋겠다"고 밝혀 선거연령 하향조정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