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3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첫 변론기일을 열고 5일 두 번째 변론기일을 여는 등 속도전에 돌입한다. 세 번째 변론기일은 10일이다.
변론 절차는 박한철 헌재소장 등 헌법재판관 9명 전원이 참여하는 탄핵심판의 '본 게임'이다.
지난달 헌재는 재판관 3명이 진행하는 '준비절차' 기일을 세 차례 열어 탄핵사유를 5개로 정리했다. 심판정으로 부를 일부 증인도 채택했다. 준비 절차는 변론에 앞서 쟁점과 증거·증인 등을 간추리는 예행 절차다.
첫 변론기일은 박 대통령의 출석 여부를 확인한 뒤 대통령이 불출석할 경우 조기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 대상인 박 대통령이 변론기일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헌법재판소법 제52조에 따르면,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기일에도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으면 그의 출석 없이 심리할 수 있다. 박 대통령 측은 불출석 방침을 이미 밝힌 상태다.
따라서 국회와 대통령 양측의 실질적인 변론은 5일 열리는 2차 변론기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2차 변론기일에 '문고리 3인방'의 일원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윤전추·이영선 행정관도 같은 날 소환해 신문한다.
국회와 대통령 측은 이들이 최씨의 국정농단에 조력한 데에 박 대통령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 등을 물을 방침이다.
3차 변론기일엔 현재 구속 상태인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 증인으로 나온다.
본 심리를 시작한 지 열흘 만에 국정농단 사태의 주요 인물 대부분이 탄핵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일각에선 헌재의 빠른 심리 속도를 두고 탄핵 심판의 결론 역시 빨리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오직 헌법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법절차에 따라 사안을 철저히 심사해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