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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정유라 시대에도 희망이…'아마 정신' 지켜온 단국대 농구부의 기적

28일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상무팀과 농구대잔치 결승전을 벌이고 있는 단국대 농구부(하얀 유니폼). /단국대 제공



28일 신한은행배 농구대잔치 결승에서 단국대 농구부가 상무팀에 우승컵을 양보했다. 하지만 상무가 전원 프로선수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단국대 농구부가 사실상 아마 최강자나 다름없다.

몇 년 전만 해도 단국대 농구부는 대학 강호들에게 '큰 점수차 대패'로 승점을 선물하는 약체팀이었다. 그러나 올해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와 신한은행배 농구대잔치에서는 내로라하는 대학 강호들을 모두 격파했다. 이제는 어느 강팀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1955년 창단 이래 유례가 없던 일이다.

이같은 변신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놀랍게도 단국대 농구부의 돌풍 뒤에는 막대한 지원비도, 스타선수의 스카웃 거래도 없었다. 오직 '아마추어 정신'을 지켜온 원칙주의자의 고집만이 있었을 뿐이다. 농구부 선수들은 시합이 있는 날을 빼고는 오전에 학과수업을 듣고 오후에 훈련을 받는 '학생다운' 생활을 해왔다. 단국대 측은 이 단순한 원칙의 실천이 예상 밖 결과를 가져오더라며 스스로 놀라워했다. 승마 특기자 정유라에게 우롱당한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이들은 세밑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원칙을 지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아니 원칙을 지켜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2010년부터 단국대에 입학한 체육특기자들은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천안캠퍼스 스포츠과학대 국제스포츠학과에 소속된다. 단일 학과에서 같은 환경의 선수들끼리 학습하고, 시험을 보도록 해 성취동기를 북돋고, 학습 관리도 일관되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단국대 관계자는 "이렇게 하니 여러 학과에 뿔뿔이 흩어져 체육부 생활에 매몰된 채 캠퍼스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체육특기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장호성 단국대 총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장 총장은 2008년 3월 총장 취임 당시 "학원 스포츠는 학원 스포츠다워야 한다"며 미국의 대학 스포츠가 학습과 경기력을 병행하듯이 체육 특기자들의 학습권을 지켜주자는 원칙을 강조하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은밀한 스카웃을 원천 배제하고, 선수들에게는 수업에 충실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선수 전원은 체육특기자 장학금 외에는 기숙사비나 부대 교재비 등을 납부해야 했다.

학교의 스카웃 지원을 기대할 수 없었던 석승호 농구부 감독은 '무명의 진주'를 찾는데 주력했다. 올해 38살의 젊은 감독은 고등부 경기와 훈련장을 전전하며 약체 팀에 있지만 근성과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설득해 단국대에 지원토록 했다. 올해 코트에서 화려한 경기력을 과시한 권시현, 하도현, 홍순규 등 주력들이 모두 이렇게 발굴된 선수들이다.

단국대는 2019년부터는 예외없이 모든 체육특기자들을 국제스포츠학과에 소속시킬 방침이다. 현재는 국제스포츠학과의 정원 부족과 몇몇 선수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30% 정도의 예외가 존재한다. 단국대 관계자는 "교과과정 조정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일이라 쉽지 않은 작업"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대학은 학원 스포츠의 원칙을 고수하자는 의지가 강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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