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정유년은 육십갑자 중에 서른네 번째에 해당하는 간지로서 정화(丁火)는 음화(陰火)이다. 은은한 빛 그리고 작은 모닥불이나 화로에 담겨 있는 재로 덮여 있는 잔불 또는 여열(餘熱)의 물상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영향력의 정도가 약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 힘이 드러내놓고 보여지는 것이 아닌듯하여 방심하기 십상이지만 숨은 열기가 대단하여 보이지 않는 존재감으로 위력을 지닌다는 특질이 있다. 양화인 병화(丙火)가 타오르는 불의 형상으로써 거침이 없어 한 낮의 뜨거운 해가 비추듯 빛과 열기가 왕성하므로 호걸풍의 남자 기운이라 할 수 있는데 반해 정화는 교교히 비추는 달빛이나 별빛처럼 은은하게 보여져도 흡인력이 대단한 저력을 지니고 있다. 불기가 보이지 않는 화롯불을 무시했다가는 손을 데기 일쑤이며 은근한 불기로 인해 잿속에 감추어진 고구마가 겉은 타지 않으면서도 속까지 고루 잘 익게 하는 위력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여자로 치면 정(丁)의 일간을 지닌 미인이라면 남자들의 마음을 애간장 타게 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고 보면 십중팔구 틀림이 없다. 이런 특질로 인해 정화 천간을 지닌 사주명조들의 특성은 끈기가 강하여 쉽게 지치지 않는 저력을 지니고 있어 좋은 점은 인내력이 크다는 점이고 잘못 발휘되면 고집이 세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역학에서는 개인의 성격을 기준하는 항목을 자기가 태어난 날의 일간(日刊)과 함께 태어난 날의 지지인 일지(日枝)로 구성되는 일주(日柱)를 우선으로 하는데 2017년 지지인 유(酉)는 음금(陰金)으로써 정화로 부터는 극함을 받으니 편관의 입장에 서게 된다. 따라서 정유년은 성가시고 몸과 마음이 고된 일이 적잖이 발현되는 세운의 특징을 지니게 된다. 2016년이 뜨거운 불이 사정없이 금을 녹여대는 형국이었다면 정유년은 확!하고 입는 3도 화상까진 아니어도 그 화상의 여파로 잔여불이 계속 남아 괴롭히는 형국을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운기가 좋은 경우에는 좋은 일의 영향으로 큰 발전을 이룬 후에 계속 뒷마무리도 좋은 경우에 해당되지만 운기가 사나울 때는 큰 폭풍과 쓰나미가 지나간 뒤의 뒷처리와 감당에 몸과 마음이 소진되고 피로가 누적됨을 보게 된다. 이럴 때는 심기일전 밖에 답이 없다. 혹시 자신의 일주가 정유인 사람들은 뱀띠나 소띠 개띠인 사람들과 일을 도모하면 탈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쥐띠나 말띠 토끼띠와는 감정적 화합이 잘 돼질 않는다고 보는 것이 역학상의 일반론이다. 이는 매우 단편적으로 본 상황이지만 참고해서 손해날 일은 없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원래 조석으로 변하기 마련이지만 알아두면 손해날 일은 적을 것이다./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