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함께 쓰는 어르신 자서전' 표지./마포구청
마포구는 학생들이 동네 어르신의 삶을 인터뷰해 자서전을 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자서전은 '청소년과 함께 쓰는 어르신 자서전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도화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올해 마을사업으로 추진했다. 관내 학생이 동네 어르신의 삶을 기록해 세대 간 소통 기회를 갖게 한다는 의도다.
자서전 집필에 참여한 중고등학생은 16명이다. 이들은 지난 8월 강사로부터 인터뷰 기술과 자서전 작성법 등을 배웠다. 3~4명이 조를 만들어 두 달 동안 어르신 5명을 만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자서전에는 인터뷰이의 출생과 성장과정, 사랑과 결혼, 가족과 일, 사회활동 등이 담겨있다. 책에는 마을 지도자 회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지하철 안내 봉사를 하고 있는 구우석(84) 씨의 '기승전 봉사 할아버지' 등이 실렸다.
자서전 인터뷰에 참여한 구우석 씨는 "그리 대단치 않은 평범한 내 인생을 책으로 써 준다기에 쑥스러웠다"면서도 "옛 기억을 더듬으며 하나하나 풀어내보니 오랜만에 추억에 빠져지냈다. 나의 인생을 자식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신데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 씨를 인터뷰한 성서중학교 박서현 학생은 "긴 시간 낯선 어르신을 인터뷰하고 글까지 쓴 것은 처음이었는데 전혀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았다"며 "어르신들이 자신의 자서전을 보시고 당신이 살아온 인생이 자랑스럽고 훌륭하다고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화동 주민센터는 이 책을 마포구 지역 구립도서관과 주민센터,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에 비치할 예정이다. 동은 이 사업을 계속 진행해 '마을기록 유산'으로 보존할 계획이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이번 어르신 자서전 써드리기 프로젝트로 청소년들은 공부로는 배울 수 없는 지혜와 가치 있는 삶을 배우게 되고, 어르신은 자신의 인생을 정리할 기회를 가져 뜻 깊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