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딛고 다시 한 번 국제무대 정상에 우뚝 선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27, 인천시청)이 금메달 7개를 목에 걸고 당당히 귀국했다.
11월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 이달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모두 7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박태환은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박태환의 올 한해는 다사다난했다. 씻을 수 없는 아픔을 겪었지만, 다시 세계 정상에 돌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던 2016년이었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박태환은 올해 3월 국제수영연맹(FINA)의 18개월 자격정지가 끝난 뒤 선수로 돌아왔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출전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출전 금지' 압박 정확이 드러나며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몸과 마음 모두 지쳤던 데다가, 연습량 부족까지 겹쳤다. 그 결과 박태환은 출전 전 종목(자유형 100·200·400m)에서 예선 탈락하는 좌절을 겪었다.
절치부심한 박태환은 10월 전국체전에서 인천대표로 출전해 자유형 200·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부활 신호탄을 쐈다.
메달 행진은 이어졌다. 11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자유형 100·200·400·1,500m를 모두 휩쓸며 4관왕에 올랐고, 후배와 함께한 계영 400m에서는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에서 성과를 거둔 박태환은 귀국 대신 캐나다 행을 택했다. 지난 6일부터 열린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서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규격 50m의 절반인 25m 풀에서 치르는 경기다. 박태환이 이 경기에 출전한 것은 2006년 4월 중국 상하이 대회 이후 10년 9개월 만이었다.
그리고 박태환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한 무대에서 금메달 3개를 수확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34초59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가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최초다.
더불어 자유형 200m는 1분41초03를 기록, 대회 및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1500m에서도 14분15초5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고 3관왕에 올랐다. 세계기록(14분08초06)을 보유한 그레고리오 팔트리니에리(이탈리아)와 치열한 선두 싸움 끝에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박태환은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 3월 이후 8개월 넘게 강행군을 이어온 박태환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내년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여부 등 향후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