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돈 풀고, 옐런은 금리 올리고…美 집안싸움에 등 터지는 세계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과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 간 집안싸움에 세계 경제가 긴장하고 있다.
내년 1월 취임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감세와 대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내년 근로자의 소득이 늘고, 동시에 건설붐이 일면 시장에 돈이 풀려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옐런 의장은 인플레가 발생하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연준은 올해 두번째 기준금리 인상(0.50%~0.75%)을 발표하면서 내년 세차례의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옐런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는데 그치지 않고, 트럼프의 재정정책을 겨냥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실업률이 4.6%로 낮아져 새로운 재정 투입은 불필요하다"며 급격한 인플레를 유발하는 정책에 경고를 보냈다. "별다른 문제 없이 내년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인 2%로 오를 것"이라고도 했다. 감세나 건설붐과 같은 돈풀기 재정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다름없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도 미국 경기를 낙관하며, 예상보다 잦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을 시사하기까지 했다.
동시에 옐런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압력으로 인한 조기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상원이 자신에게 부여한 4년의 임기(2018년 2월까지)를 모두 채우겠다"고 단언했다. 그는 "재정정책이 연준에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정반대로 해석했다. 자신의 임기 중에 있을 트럼프의 재정정책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력한 대응 시점은 내년 6월로 봤다.
예상 밖으로 연준의 금리인상 의지가 강한데다 옐런 의장이 이례적으로 재정정책을 비판하고 나서자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 직후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금융시장은 일제히 요동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