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국 스포츠는 희망의 연속이었다. 지난 여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박상영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할 수 있다' 신드롬을 일으켰고, 이세돌은 인공지능과 대결에서 값진 1승을 거뒀다.
불굴의 의지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긴 선수들이 있다면, 실망을 안긴 사건도 물론 있었다. 음주운전 삼진 아웃으로 파문을 일으킨 강정호가 그 예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 한국 스포츠의 대표 선수들을 확인해본다.
▲박상영 '할 수 있다'로 완성한 감격의 역전승
한국 펜싱 대표팀 막내 박상영(21, 한국체대)은 리우올림픽 감동 실화의 주인공이다.
박상영은 펜싱 에페 개인 결승전에서 게제 임레(헝가리)와 승부를 펼쳤다. 당시 10-14로 끌려가던 박상영은 기적처럼 5점을 내리 따내 15-14의 역전드라마를 썼다.
모두가 패배를 예상하던 순간, 박상영은 홀로 '할 수 있다'를 읊조렸다. 이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잡힌 뒤10-14가 15-14로 바뀌는 기적이 일어났고, 이는 온 국민의 희망이 됐다.
▲인공지능과 '세기의 대결' 바둑기사 이세돌 9단
이세돌 9단은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을 펼쳤다.
5판 3승제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상대로 1~3국 내리 승리했다. 예상치 못한 이세돌의 패배에 국민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절망 속 희망을 일궈냈다. 그는 4국에서 '신의 한 수'를 던지며 경이로운 1승을 거뒀다.
비록 이 대국에서 1승 4패로 최종패했지만, 단 한 번의 승리 만으로 인류의 자존심을 세우며 현역 최강 바둑기사로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평정한 '필드의 혜성' 박성현
박성현(23)은 이번 시즌 국내 투어에서 총 7승을 거뒀다.
2016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지난해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린 박성현은 국내 투어에서만 시즌 상금 13억 3000만 원을 벌여들여 1위에 올랐다.
더불어 평균 타수 69.64타, 드라이브샷 비거리 265.59야드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LPGA 7개 투어 대회에서는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은 물론, US오픈 3위 등을 기록하며 우승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박성현은 올해 LPGA에서 상금 68만 달러(한화 약 8억 원) 이상을 수확해, 올해 총 수입 20억 원을 넘겼다.
▲'음주 운전' 파문 일으킨 강정호
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2016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지난해 무릎 부상을 털어내고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6월에는 성폭행 사건에 휘말렸고, 시즌이 끝난 뒤에는 음주 운전 사고로 팬들에 큰 실망감을 안겼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최근 음주 사건에 대해 "강정호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강정호에 대한 차가운 여론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타까운 '리우올림픽 메달 후보'들 양학선·이용대·박태환
체조 양학선(24)는 대회 직전 불의의 사고로 올림픽에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유력한 금메달리스트로 주목 받던 그의 소식에 국민들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런가하면 배드민턴 간판스타 이용대(28)는 유연성(30)과 남자복식 금메달을 노렸지만 8강 탈락의 쓴 맛을 봐야 했다.
최근 완벽한 부활을 알린 박태환(27)도 리우올림픽에서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박태환은 도핑 파문을 딛고 올림픽에 나섰지만 예선 탈락 및 출전 포기라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선수권대회 및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 4관왕, 3관왕을 거두며 부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