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들이 유흥단란주점과 안마시술소 등에서 협회 예산을 불법으로 사용하다가 무더기 적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 이하 문체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는 7일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 전·현직 임직원 23명의 부적정한 예산집행 사실을 확인하고 부당사용액의 환수, 비위 관계자에 대한 징계 요구와 함께 수사 의뢰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문체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 18명은 유흥단란주점과 안마시술소, 노래방, 피부미용실, 골프장, 백화점, 주유소 등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해 1496회에 걸쳐 2억여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직원의 채용시 공개모집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6명을 비공개로 특별 채용하고 이 과정에서 8급 채용대상자를 7급으로 채용한 사실과 부양가족이 없는 직원에게 1500만 원의 가족수당을 부당 지급하는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 밖에도 조중연 전 축구협회장은 2011년 7월부터 2012년 5월 사이 3회에 걸친 해외출장에 부인을 동반하고 3000만 원에 달하는 부인의 출장비용을 협회 공금으로 집행했다.
조 전 회장이 골프장 등 사적으로 사용한 예산까지 더하면 총 447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구협회는 조 전 회장과 자문 계약을 하고 비상근 임원임에도 보수성으로 매월 500만 원을 17개월간 지급했다. 또 이 기간 동안 조 전 회장에게 차량과 전담기사를 제공하는 등 총 1억 4400만 원에 이르는 비용을 부적정하게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자문 계약 기간 동안 조 전 회장의 자문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계기로 축구협회의 잘못된 관행과 비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축구협회에 자정 및 개선 대책 마련을 요청하고 비위와 관계된 전·현직 임직원에 대해서는 부당사용 금액의 환수, 징계 조치 및 수사 의뢰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관계자는 "문체부 조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이미 필요한 조치를 해왔다. 지난 7월 정몽규 회장의 연임이 확정돼 조만간 새로운 집행부를 꾸릴 예정"이라며 "조 전 회장의 자문 역할은 새 집행부가 출범하면 해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