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알린 '마린보이' 박태환(27)이 10년 8개월만에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박태환은 오는 6일부터 11일(현지시간)까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의 WFCU 센터에서 열리는 제12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4일 박태환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팀지엠피에 따르면 박태환은 일단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100m·200m·400m·1,500m 등 네 종목에 출전 신청서를 냈다.
박태환은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뒤, 다시 호주로 돌아가 훈련을 이어갔다. 이후 지난 2일 캐나다로 이동해 현지 적응에 돌입했다.
박태환이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2006년 4월 중국 상하이 대회 이후 10년 8개월만이다. 쇼트코스에서 공식 경기를 치르는 것도 2007년 11월 FINA 경영월드컵 시리즈 이후 무려 9년여 만이다.
쇼트코스 대회는 경기력을 점검하면서 턴 동작 등 기술을 가다듬기 좋은 기회다. 올림픽 규격 50m의 절반인 25m 길이의 경기장에서 치르는 대회로, 50m 세계선수권대회와 마찬가지로 2년 마다 개최된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를 마치면 귀국해 휴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즉, 이번 대회는 다사다사했던 2016년을 마무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박태환은 지난 2014년 9월 실시한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나 FINA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올해 3월 FINA 징계에서 풀렸지만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으로 이해 8월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도 따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박태환은 국내 법원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까지 판단을 구한 끝에 리우올림픽 개막 한 달 전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리우올림픽에서 박태환은 훈련량 부족 탓에 자유형 400m와 200m에 이어 100m에서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고, 자유형 1,500m는 아예 출전을 포기한 채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다.
하지만 최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지난 5월 리우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검찰 수사까지 이어지면서 박태환이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펼칠 수 없었던 속사정들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박태환은 김종 전 차관의 의혹과 별개로 선수로서의 몫을 다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월 전국체육대회 때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모두 대회신기록을 세우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어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4관왕에 오르며 국제무대 경쟁력까지 다시금 입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