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모바일상품 등에 우대금리 제공…저축은행, 연말 맞아 특판 금리 '눈길'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화된 가운데 은행권의 금리가 시소를 타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대출 금리는 빠르게 오르지만, 수수료를 올리고 우대금리는 낮추는 등 예금금리는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다. 연말이면 경쟁적으로 내놓던 특판(특별판매)도 눈에 띄게 줄었다.
1%대 저금리에 지친 '금리 유목민'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얻기 위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시중은행의 모바일 전용 상품과 저축은행의 특판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모바일에 '우대금리' 담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모바일·인터넷금융 전용 상품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금융상품의 경우 대면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유리하기 때문.
우리은행은 이날 모바일·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더강한 예금·적금'을 출시했다. 우대금리를 포함한 연 최고 금리는 정기예금의 경우 1.9%, 정기적금은 2.3%다.
NH농협은행은 스마트·인터넷뱅킹 상품으로 'e금리우대적금'과 'e금리우대예금'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농협 채움카드 이용실적과 추천받은 횟수 등에 따라 우대금리가 제공돼 연 최고 2.18%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비대면 상품인 KEB하나은행의 'e-플러스통장'은 종이통장을 없애 상품원가를 줄이는 대신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최대 0.7%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IBK기업은행도 비대면 전용상품 'i-ONE 놀이터 예·적금'을 판매 중이다. 적금의 경우 그룹가입과 스탬프 적립을 통해 총 0.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최대 연 2.15%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제주은행은 자유적립식 적금 '매일모아부금 3년제'와 '사이버 우대 정기예금'을 통해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온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제공되는 특별금리와 스마트폰앱을 통한 우대금리를 더하면 각각 연 최고 3.1%, 1.8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 '반짝 특판' 줄어
연말을 맞아 특판을 내놓는 은행도 속속 나오고 있다. 통상 연말이 되면 정기 예·적금 만기 등으로 돈과 함께 고객들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은행들은 금리를 얹어주는 특판을 통해 고객잡기에 나선다.
IBK기업은행은 '아이원 300적금'에 가입하면 추첨을 통해 최고 연 2.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더해 친구 추천 코드를 입력하는 등 '연 4.3% 추억의 금리를 잡아라' 이벤트에 참여하면 연 4.3%까지 받을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가 가기 전에 만기 되는 적금을 보유한 고객에겐 최대 500만 원 한도로 연 2.4% 금리를 제공하는 '리틀빅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저축은행도 가세했다. OK저축은행은 최대 연 3.98%를 제공하는 'OK e-스파이크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V리그 경기에서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배구단'이 승리할 때마다 0.03%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삼성저축은행도 최고 연 2.4%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특판을 내놨다. 동원제일저축은행도 총 200억원 한도의 연 2.32%의 특판 예금을 내놨다.
이렇듯 은행들이 우대금리와 특판을 실시하고 있으나, 전년 대비 움직임이 소극적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연말이 되면 예·적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유동성이 부족해 특판을 실시하는 게 통상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수신이 몰려 특판이 급격히 줄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수신액은 최근 1년여간 꾸준히 늘어 올 상반기 기준 4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수신액이 40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12년 8월(40조4734억원) 이후 3년 11개월 만이다.
한편, 금리상승기에도 KB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은 새롭게 수수료를 만들거나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인하할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10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89%로 전월 대비 0.09%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 7월 2.66%까지 떨어졌다가 8월부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