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7일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 를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47)씨를 구속기소했다.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공동강요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6월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견 광고업체 대표 한모씨에게 회사 인수 후 지분 80%를 넘기라고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송 전 원장은 당시 한 대표에게 "묻어 버리라는 얘기도 나오고 회사를 세무조사를 해서 없애라고 한다. 이대로 가면 회사가 없어지고 당신 자체가 위험해진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차씨는 안 전 수석과 공모해 자신의 광고계 지인 이동수씨를 KT 전무에 앉히고 최씨가 실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를 KT의 광고 대행사로 선정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받는다.
이 외에도 차씨는 2006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아프리카픽처스 운영 자금 10억여원을 빼내 개인적으로 쓴 혐의도 있다.
지난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과 문화행사 대행 용역업체 선정 대가로 2억8000만원을 수수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번에도 차씨의 공소장에 박근혜 대통령을 공범으로 기재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일괄기소하면서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공모 관계를 적시해 '박 대통령 피의자 입건'을 발표했었다.
박 대통령은 KT 광고 담당 임원을 차씨가 원하는 사람으로 앉히고 최씨 등과 세운 업체가 KT 광고를 수주하도록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인의 김종민 변호사는 차씨의 구속기소 이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을 만나 "2014년 6∼7월께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차씨가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76) 삼남개발 회장과 최씨, 고영태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이화여대 교수와 기흥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인사 관련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다만 이 해당 의혹에 대해서 차씨의 변호인은 '인사를 하는 자리' 정도라며 특별한 청탁 등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