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금융>은행

[길잃은 금융혁신中] 사잇돌대출, 높은 문턱·낮은 수익률…'계륵'?

사잇돌대출, 낮은 승인률로 금융소비자 불만 제기…당국의 승인률 입단속에 논란 가열

"사잇돌대출은 (서민들에게) 승인도 안 되고 (은행에게) 돈도 안 된다."

사잇돌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가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중금리대출 대표 상품으로 내놓은 사잇돌대출에 대해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잇돌대출은 은행 입장에선 수익 부분에서 매력이 없는 상품인데다 까다로운 대출 조건 등으로 대출 승인률도 낮아 '계륵'으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중금리 열풍' 속 등장한 사잇돌대출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 9개사, 지방은행 4개사에서 '사잇돌Ⅰ' 대출을, 저축은행 30개사에서 '사잇돌Ⅱ' 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사잇돌대출은 서민금융의 일환으로 제시한 당국의 야심작으로, SGI서울보증보험과의 협약을 통해 서울보증이 대출 원금 전부를 보장한다. 즉 보증보험이 손실을 떠안고 있는 구조여서 은행은 고객에게 중금리로 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

사잇돌대출은 은행 문턱이 높았던 신용등급 4~7등급의 중·저신용자들이 1인 최대 2000만원까지 중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사잇돌대출의 평균 대출 금리는 은행이 6~9%대, 저축은행이 14~18%대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사잇돌대출 실적은 총 23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5일 '사잇돌Ⅰ'을 출시한 은행권은 1820억원, 지난 9월 '사잇돌Ⅱ'를 내놓은 저축은행권은 505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경우 일평균 약 21억원 어치를 판매한 셈인데, 이를 금융사 13곳으로 나누면 금융사 한 곳당 하루에 1억6000만원 가량을 취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사 한 곳당 지점이 1000개 안팎이므로, 지점 당 판매량을 따지면 더욱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당국은 사잇돌대출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대출 한도를 높이고 저축은행 이용 시 대출 이용에 따른 신용 등급 하락폭을 낮추는 게 골자다. 기존에는 신용등급에 따라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한 금액만큼만 대출을 받을 수 있었으나, 다음 달부터는 은행의 자체 신용평가를 토대로 대출자의 상환 여력이 보증한도보다 크다고 판단할 경우 보증한도의 1.5배까지 대출해 준다.

아울러 저축은행 대출 이용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폭도 낮추기로 했다. 현재는 대출자가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1.7등급 가량 자동적으로 떨어진다.

'사잇돌Ⅱ' 대출 및 은행·저축은행의 자체 중금리상품 승인율./금융위원회



◆논란의 '승인률'…왜?

당국의 노력에도 사잇돌대출을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은 차갑다. 수요는 많지만 보수적인 대출 심사로 '대출 승인률'이 낮기 때문. 위험 부담을 떠안고 있는 서울보증에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를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사잇돌대출의 승인률은 은행은 58.2%, 저축은행은 30.6%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사잇돌대출을 취급하는 은행권 관계자는 "실제 승인률은 이보다 낮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사잇돌Ⅱ 출시 이후 4주 동안 저축은행의 사잇돌대출은 모두 2034건 이뤄졌다. 총 3만9273건의 대출 신청 중 평균 28.4%(1만1136건)만 서울보증보험의 심사를 통과했다. 총 신청 대비 대출은 5% 수준에 그친 셈이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앱 블라인드의 '금융 라운지'를 살펴보면 사잇돌대출을 취급하는 은행 직원들의 관련 고충이 다수 게시돼 있다. 대출 승인이 되는 경우가 드물며, 이에 따른 정확한 이유를 파악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잇돌대출 수요자 자체가 많지 않다"며 "저축은행에서는 4개사 정도를 제외하고는 실적이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잇돌대출 출시 후 오히려 자사의 자체 중금리대출 상품의 실적이 높아졌다"며 "승인률도 낮고 금리도 크게 낮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사잇돌대출을 이용하려는 고객은 드물다"고 덧붙였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