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개념을 배우고 집에 돌아온 천원만 씨(가명)는 서랍을 열고 통장을 꺼내보았다. "아, 이걸 물었어야 하는데."
그로부터 1주 일 뒤 원만은 '세 잔 커피'로 유명한 강남의 한 카페로 향한다.
"에피타이저입니다."
원만은 주문한 커피에 앞서 나온 차를 마시고 입을 열었다.
"제가 가진 통장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름이 조금씩 달라요."
오지혜 올리치컴퍼니 대표가 잔을 들며 말한다.
"종잣돈에 필요한 준비물은 예·적금 통장이에요. 재테크 방법이야 많지만, 역시 기본이 중요하죠."
◆ 정기예금 "목돈에 이자 받기" 정기적금 "매월 저축해 이자 받기"
원만: 예금과 적금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요.
지혜: 정기예금통장과 정기적금통장 말이죠. 둘 다 정해진 기간동안 돈을 맡기면, 만기 때 원금과 이자를 받아요.
원만: 살아오면서 느낀 것인데, 적금이 차곡차곡 쌓을 때 하는 말인 듯하거든요.
지혜: 그래요. 정기예금은 목돈을 한 번에 넣고 정해진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받아요. 정기적금은 매월 일정금액을 저축해서 만기에 정해진 이자를 받는 식입니다.
원만: 예금은 사용할 곳이 분명한 돈이나 목돈을 굴릴 때 쓰고, 적금은 목돈 자체가 목적이네요.
지혜: 그렇죠. 그런데 예금과 적금은 종류가 많아요. 예금상품은 보통과 정기예금으로 나뉩니다. 보통예금은 흔히 수시입출금 통장으로 돈을 불리죠.
원만: 제가 몇 개…. 아니, 전부 그 통장이네요.
지혜: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통장이어서 투자 목적은 아니죠. 체크카드로 물건을 구입할 때 보통예금통장에서 돈이 나가잖아요.
원만: 역시 이자가 안 붙는다 싶더라니.
지혜: 거의 없죠. 금리가 0.1~0.2% 정도인걸요.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지혜: 때맞춰 나왔네요. 보통예금이 에피타이저라면, 정기예금은 커피라고 볼 수 있죠. 정해진 기간동안 일정금액을 넣고 만기 때 약속된 원금과 이자를 받는 것입니다.
보통예금보다는 이자가 높고, 약정 기간 전에 인출하거나 해지하면 약정된 이자는 다 받을 수 없으니 유의하세요.
◆ 저축에 저축이 꼬리 무는 '풍차 돌리기'
원만: 이제 적금만 남았나요?
지혜: 일단 개념은 그래요. 적금상품에는 정기적금과 자유적금이 있어요.
원만: 정기적금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자유'는 낯설어요.
지혜: 말 뜻 그대로 이해하면 돼요. 정기적금은 '정'해진 '기'간 동안 매월 정해진 날에 일정액을 납부하고 만기 때 원금과 이자를 받습니다. 그럼 자유적금은?.
원만: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겠네요.
지혜: 맞았어요. 금액이나 납입 날짜가 정해지지 않아요. 말 그대로 자유롭죠. 그런데 이런 내용을 알면 뭐하나요. 활용법을 알아야지.
네 가지를 알려줄게요. 첫째, 가입할 때 세금 우대 혜택을 꼭 확인하세요. 둘째, 정기예금에 가입할 때, 금리 비교 사이트에 들어가거나 직접 방문해서라도 금리를 꼭 확인해야돼요.
셋째, 금액을 2~3개로 나누어서 예·적금에 가입하세요. 첫 시간 기억 나세요? 세계 8번째 불가사의 물었더니 원만 씨 뭐라고 했었죠?
원만: 제 인생이오.
지혜: 인생의 특징은 예상을 못한다는 것이죠. 어떤 이유로 일정 금액을 해지 하게 되면, 나머지 통장의 만기 시 이자는 챙길 수 있어요. '적금풍차돌리기'로 푼돈을 목돈으로 불릴 수 있답니다.
원만: 풍차요?
지혜: 홀수, 짝수달 기준으로 1년에 2~6개 정도로 통장을 돌리는 방식이에요. 열흘마다 돌려서 한 달에 3개씩 할 수도 있고요. 이렇게 하면 1개월차 적금 10만원이 2월 적금 20만원이 되고, 12월에는 12개니까 120만원이 납부되죠.
13개월째에 접어들면 120만원짜리 적금 하나가 만기돼 다시 적금에 가입하는 방식입니다. 만기된 적금은 정기예금으로 돌리면 돼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율이 아닌 더 많은 저축을 지속하기 위해서예요.
◆ 환차익 세금 없는 '외화 예적금 투자'
오 대표가 고객과 상담하기 위해 먼저 일어나자, 입 가심용 차가 식탁에 올랐다.
원만은 대구에 있는 (주)위드리치 사무실로 전화를 건다.
윤준호: 오늘 예·적금은 잘 배웠어요?.
원만: 네. 그런데 경제지 보면, '외환 투자'라는 말이 자주 나오더라고요.
준호: 초저금리 시대여서 그래요. 주요국 화폐 가치 유동성이 커져서 다들 외환투자에 관심이 많거든요. 해외 여행도 많이 하고 적금 만기 이자도 낮아서 마땅한 투자처도 없고요.
원만: 그럼 외환 투자는 어떻게 하는건가요?.
준호: 가장 쉬운 방법은 외화 예적금 투자예요. 외화예금 상품은 외국 화폐를 통장에 예치하는 겁니다. 여기에도 원화 예금 상품처럼 종류와 방법이 다양해요.
원만: 그런데 외화 예적금 상품은 원화보다 금리가 높은가요?.
준호: 아니, 오히려 거의 없어요. 대신 예금자 보호제도가 똑같이 적용돼 5000만원까지 보호돼요. 환전과 출금 수수료를 생각하면 장기투자가 필수입니다. 그리고 제가 앞서 '주요국'이라고 말한 이유가 있어요. 달러나 유로, 엔화가 아닌 바트, 루블화 등을 취급하는 곳이 많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될까요.
원만: 수수료가 높은가요?.
준호: 그렇죠. 요즘 위한화 예금이 달러만큼 인기가 높아요. 중국에서 사업하거나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위안화 예금을 하면 좋아요. 환율이 낮을 때 미리 환전하고, 조금이라도 이자를 불릴 수 있으니까요.
외화 예적금의 장점 하나 더. 달러나 위안화 예금 금리가 예전보다 낮지만, 환율이 변동해 생기는 이익(환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