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임종룡·트럼프 등 예상치 못한 변수 나와…주가 상승세도 투자자 부담 가중할 듯
다섯 번째 민영화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의 본입찰 마감이 11일이다. 흥행가도를 걸었던 예비입찰에 이어 본입찰에서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민영화 버팀목'이었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인사이동부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모양새다.
◆최순실·임종룡·트럼프까지…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11일 오후 5시 우리은행 지분 30%를 매각하는 본입찰을 마감하고 14일 최종 낙찰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월 예비입찰에는 18곳의 투자자가 지분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들의 매입 규모 합계는 예보가 매각키로 한 지분(30%)을 훌쩍 뛰어넘는 82~119%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0월 27일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적격예비후보자(쇼트리스트) 17곳이 공식적인 실사를 마쳤다. 적격예비후보자들은 매입 가격과 수량을 확정한 뒤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예비입찰에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하자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목전이라는 평이 잇따랐다. 하지만 본입찰 직전 각종 변수가 한꺼번에 발생하면서 매각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첫 번째 변수가 '최순실 게이트'다. 최순실 사태의 여파로 내각을 다시 꾸리는 과정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것. 임 위원장은 과점주주 매각 방식과 자율경영 보장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진두지휘해 왔다. 임 위원장의 경제부총리 내정으로 오히려 우리은행의 민영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국정이 마비되면서 애매한 상황이 돼 버렸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도 변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질 경우 외국자본이 발을 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당을 노리던 외국계 자본으로선 경기에 민감한 은행 지분 확보에 망설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임종룡 위원장이 경제부총리로 확정되면 더 좋지만 이미 매각이 진행 중인 데다 금융위 부위원장이 정책을 그대로 이어나간다고 했기 때문에 걱정하진 않는다"며 "아울러 트럼프 당선 이후 재무적 투자자 중 일부가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선진국 쪽으로 간다고 해도 목표했던 (지분매각) 30%는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은행 주가 1만2500원
지분 매각 변수로 꼽혔던 '주가 상승'도 아직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본입찰은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정한 예정가(가격 하한선) 이하의 입찰가격을 제시한 적격 투자자의 경우 낙찰이 제한된다. 예정가를 기준으로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투자자부터 순서대로 희망물량이 배정된다. 주가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이유다.
우리은행의 주가는 올 초만 해도 8000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했으나, 이광구 행장의 해외 투자설명회(IR) 등의 영향으로 7월 중순부터 1만원 선에 안착했다. 매각 방안이 발표된 지난 8월 22일 종가기준 1만250원이었던 주가는 10월 25일 1만28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는 지난 2014년 11월 19일(1만3100원) 우리금융지주 해체로 재상장 된 이후 23개월 만에 최고치이며, 올해 들어 주가상승률이 50%를 웃돈다.
주가가 고공행진하자 재무적투자자(IF) 중 일부는 인수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종가기준으로는 우리은행 주가는 1만2500원이다. 이는 매각방식을 발표한 8월에 비해 20% 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현재 우리은행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17곳으로, 최소 입찰지분인 4%씩 매입할 경우에도 최대 인수가 가능한 곳은 7곳에 불과하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을 써낼 것으로 풀이된다.
예정가는 본입찰이 마감되는 11일 장 종료 직후 확정된다. 낙찰자가 선정되면 이달 말에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 수령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을 감안해서 들어왔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고 당장 발을 뺄 것 같진 않다"라며 "정부의 예정가가 중요한데, 그동안 예정가가 높아서 민영화에 실패한 만큼 이번엔 가격 책정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