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의 사전적 의미는 '부유한 사람들이 부유하지 못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사용하는 도덕적인 의무'라고 되어 있다. 원래 노블리스는 '닭의 벼슬'을 의미하고 오블리제는 '달걀의 노른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닭이 자기의 벼슬을 자랑하지 않고 알을 낳는데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로 사회로부터 정당한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리는 노블리스(명예)만큼 오블리제(의무)를 다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옛날 로마 귀족의 경우 절제된 행동과, 납세의 의무를 다하는 모범적 생활은 평민들에게 귀감이 되어 국가 천년을 지탱하는데 초석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전쟁이 일어나자, 국가에 사재를 헌납하고 솔선수범하여 전장에 나가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영국의 고위층 자제가 다니던 이튼칼리지에서는 전쟁터에 나가 2,000여 명이 전사했고, 포클랜드전쟁 때는 영국 여왕의 둘째아들 앤드루가 전투헬기 조종사로 참전하였다. 우리나라의 6·25전쟁 때에도 미군 장성의 아들이 142명이나 참전해 35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었다. 당시 미8군 사령관 밴플리트의 아들은 야간폭격 임무수행 중 전사했으며, 대통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아들도 육군 소령으로 참전했다. 중국 지도자 마오쩌둥이 6·25전쟁에 참전한 아들의 전사 소식을 듣고 시신 수습을 포기하도록 지시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우리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대신에 비슷한 뜻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로 지도층에 있는 사람이 바른 본을 보여주었다. 조선 정조 대왕 당시 흉년으로 인한 기근으로 식량난에 허덕이던 제주도 사람들을 위해전 재산으로 쌀을 사서 분배한 거상 김 만덕처럼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역사적 사례도 있다. 최근에 미국의 어느재벌 회장이 거액의 자선 사업기금을 헌납했는데 그 출연금이 50조에 달했다. '왜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느냐?' 하니까 '내 자식들은 미국의 99%사람보다 많은 것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대답 했다. 그러므로 자식에게 줄 것이 아니라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준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빠른 시간내에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갖게 되고 겉으로는 세계 10위권에 진입 했다고 자랑스럽게 말 하지만 옛날의 선비정신, 청빈사상등의 고귀한 마음속 문화유산이 사라진 현상이 너무 많아 안타깝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