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관리 부실로 비난을 받고 있는 산업은행이 '조직 쇄신', '낙하산 방지' 등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내놨다.
KDB산업은행은 31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 7층 대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조직 쇄신 ▲기득권 포기 ▲재발방지 등을 핵심 과제로 한 '산업은행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세부사항 발표는 김경수 KDB혁신위원장이 했으며, 이대현 수석부행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함께 답했다.
앞서 산은은 이번 혁신안 도출을 위해 지난 8월 4일 내·외부 인사로 꾸린 KDB혁신위원회를 공식 출범한 후, 총 26회의 크고 작은 회의를 거쳐 실행 가능한 혁신방안을 도출했다.
산은은 주요 혁신과제로 ▲출자회사 관리체계 개편 ▲구조조정 역량 강화 ▲인사·조직운영 쇄신 ▲지배구조 개선 ▲중장기 미래정책금융 비전 추진 등을 제시했다.
우선 산은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피아(산업은행+마피아)' 논란이 일었던 바, 낙하산 인사를 사전에 철저히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이대현 수석부행장은 "낙하산 이슈는 구조조정 기업들과의 이해 상충 문제"라며 "퇴직 후 3년 이내는 전면 금지하는 등 낙하산 인사를 사전에 철저히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 임직원은 산은이 채권단으로 참여하는 구조조정에 대한 상근·비상근직 재취업을 전면 금지된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기업 재취업자수는 올 8월 16명에서 꾸준히 줄어 2019년 3월에는 0명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조조정기업 경영진과 경영관리단 추천·관리체계도 강화한다. 구조조정기업의 경영진 추천 시 전문성 있는 인사가 선정될 수 있는 후보추천·검증체계 구축해 낙하산 논란을 방지한다는 의도다. 구조조정 기업에 파견하는 '경영관리단'의 자격요건을 신설하고 엄격한 윤리기준을 제정하는 등 전문성과 윤리의식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자본확충펀드의 사용은 최소화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국책은행의 자본을 확충해주기 위한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출범했다.
산은은 투자자산 매각,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정책금융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재정부담 최소화를 위해 정부출자나 자본확충펀드는 긴급한 구조조정 실행 등 필요 시 제한적·보완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선 여신심사·분석 시스템을 전면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산은은 지난 6월 6.15%였던 부실여신비율을 오는 2020년 2.5%로 감축할 계획이다. 충당금 설정 범위 내 부실채권을 신속하게 정리하고 우량자산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적극적으로 부실여신비율을 관리토록 한다.
자구노력으로는 조직 슬림화에 방점을 뒀다. 산은은 현 정원(3193명)의 10%를 오는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또 임원의 올해 연봉을 전년 대비 5% 삭감하고 내년에도 연봉을 추가로 반납하는 등의 방법으로 351억원 가량을 줄이기로 했다. 점포 축소 등 예산 절감 등을 통해 총 400억원의 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이 밖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도입하고 출자회사관리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에 대한 사외이사 참여를 확대해 투명경영을 위한 지배구조도 개선키로 했다.
이 수석부행장은 출자관리위원회의 공성정·독립성 우려에 대해 "투명성 강화를 위해 외부 인사의 포지션을 늘렸다"라며 "현 단계에서는 관리위원회 자체도 중요하지만 시장가 매각 규정 등 다른 보완장치가 많기 때문에 향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유중인 132개의 출자회사는 시장가격에 즉시 매각하고 매각원칙을 규정화할 방침이다. 산은은 '출자회사 매각실무추진단'을 운영회 매각설명회(IR), 패캐지 매각 등을 통해 적극적인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미래 신성장 지원체계도 확립한다. 중견·예비중견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지원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 PF 등 국제금융 시장 참여를 선도하고 글로벌 시장 내 투자 개발형 사업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이대현 수석부행장은 "산업은행의 혁신안을 실천하기 위한 새로운 동력 확보를 위해 전임 수석부행장과 두 분의 부행장님이 조기 용퇴를 결정한 바 있다"라며 "이 밖에도 내부적으로 재발방지와 기득권을 내려놓기 위해 혁신과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