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 상에 나(本人)와 같은 일주의 천간이 월(月)이나 년 상(年上)에 오게 되면 친구에게 연인을 빼앗기는 경우가 발생할 운기를 지니고 있다고 역학적으로는 보고 있다. 따라서 이런 명조구성을 가진 사람들이 상담을 오게 되면 필자는 항상 조언하기를 소개받는 자리나 모임을 가질 때 되도록 친구를 동석하지 말도록 할 것을 권유한다. 먼저 번의 글에서 무계지합(戊癸之合)으로 인한 인연법으로 부부간의 불화와 갈등을 겪는 J씨의 경우를 보아도 먼저 사귀었던 여자 친구의 명조의 구성이 이와 같을 것이라고 필자는 짐작한다. 이러한 일의 앞 뒤 전후를 살펴보자면 인연법의 무서움을 확연히 느끼게 된다. J씨와 현재의 부인 역시 처음엔 열정에 휩싸여 만난 것까지는 좋았는데 결혼해서 살다보니 현실은 녹녹치 않으니 사소한 싸움부터 해서 부부간의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남편의 사주명조에 있는 무계지합의 처음은 뜨겁고 나중은 차가운 특질은 아내의 절망을 때때로 자극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J씨의 부인은 혹시나 자기가 친구의 연인을 빼앗은 탓 때문은 아닐까, 남편이 옛 친구를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며 알게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지내다 임신이 되었으나 마음이 편치 않으니 태교 또한 원만치 않았을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엄마의 불안한 심정은 맥박이나 심장박동을 통해 태아에게 그대로 전달된다고 현대의학에서도 증명된 바다. 희얀한 것은 이렇게 해서 아들이 둘이나 태어났는데 이상하게 아들들이 모두 엄마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냉담해진 남편과의 관계 아들들과의 불화 이런 것들에 대해 부인은 자책하며 종교를 전전하기 시작했다. 남편과 자식에게서 상처를 받다 보니 교회를, 절을 여기저기 찾아다니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 알게 된 사람들이 권한 다단계에 빠지게 되어 집안일도 소홀하게 되었는데 여기서도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 이런 일련의 일들로 인해 가족들 사이의 불화는 회복이 어려워졌다. 결국은 만나지 말아야할 인연이었다는 자책감과 죄책감으로 J씨의 부인은 결국 종교단체에서 수행을 하겠다며 가출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J씨가 말하길 자기가 부인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부인에게는 감정이 늘 불안하고 함부로 말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계지합(戊癸之合)이 내포하고 있는 무례지형(無禮之形)에 대한 인과응보성을 엿보게 된다. 이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내리고 있는 징벌이라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개개인의 인연이 어디에서 오든지간에 이것을 불가에서는 업의 힘이라고 말한다. /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