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왓슨, 내년 10억명 고객 확보…IBM 또 다시 시대변화 선도
1981년 'IBM 5150'으로 개인용 컴퓨터(PC) 시대를 열었던 IBM이 이제 '왓슨(Watson)'으로 인공지능(AI) 실용화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사무용기기 업체로 출발했던 IBM은 2차대전 이후 중대형 컴퓨터 개발을 시작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시대변화를 이끌어왔다. 미래의 역사에 IBM은 AI시대의 선구자로도 기록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6일(미국시간) 지니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는 WSJ가 주최한 '2016 기술 콘퍼런스'에서 "왓슨의 기술이 본 궤도에 올랐다"며 "내년까지 전세계 10억 명가량이 왓슨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 미 TV 퀴즈쇼 우승으로 존재를 알렸던 IBM의 AI 왓슨이 불과 6년만에 세계인구 7분의 1의 삶 속으로 들어온다는 이야기다.
전날 미 자동차업체 GM은 내년 200만 대의 차량에 왓슨을 도입, '온스타 고'라는 혁신적인 모바일 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료 부족을 알리는 동시에 주유소를 안내하고 결제까지 도와주는 식의 서비스가 왓슨에 의해 현실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왓슨은 이미 의료 분야에서 맹활약 중이다. 암치료에 특화된 '왓슨 포 온콜로지(암)'는 세계 각국의 병원에서 환영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길병원이 이를 도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IBM은 5년 뒤 전세계 의료 분야 AI 시장의 45%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진단의학 정보업체와 암환자 유전자 추적 서비스 협정을 맺는 등 시장확대가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IBM의 행보는 후발주자인 구글, 애플은 물론이고 스타트업들에게도 자극을 주고 있다.
또 자동차, 의료 분야 외에 금융, 교육, 유통 등 다른 분야에도 IBM의 AI가 진출해 있다. 이날 로메티 회장은 자체 행사에서 "왓슨은 특히 5가지 영역에서 전세계 고객의 비즈니스 혁신을 선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비즈니스를 위한 최고의 AI 플랫폼"이라고 했다. 이어 "패션, 영화, 요리, 음악 분야 등에 적용되는 상상력 확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AI로 인한 변화는 인간의 사고 범위를 넘어선 막대한 양의 정보처리 능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새로운 차원의 정보화 사회의 도래다. 베스트셀러 '빅데이터'의 저자인 버나드 마는 포브스 기고를 통해 "IBM의 왓슨 프로젝트는 대중들이 정보과학의 힘을 손 안에 쥘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이는 IBM이 AI 개발에 집중한 결과물이다. 1990년대 PC에서 소프트웨어로 눈을 돌린 IBM은 최근 수년간 AI 사업에 주력해 왔다. 현재 왓슨은 IBM 사업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해 320억 달러의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