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경주 월성3호기의 원전 수소폭발을 막기 위한 핵심 안전 설비인 피동형 수소재결합기(PAR·Passive Autocatalytic Recombiner)가 마구잡이로 설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수원이 국내 가동 원전 24기에 설치한 PAR 604대 중 월성 3호기에 설치된 31대의 점검과정에서 7대를 우선 점검한 결과 3대의 주변부에서 지름 15㎜, 깊이 47∼59㎜ 크기의 구멍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PAR는 지진ㆍ해일 등 대형재난으로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도 자동으로 수소를 없애줌으로써 격납건물 내부의 수소 농도를 낮추는 장치다.
박 의원은 "2013년 작업자들이 PAR을 설치할 때 앵커볼트가 제대로 박히지 않자 되메움 없이 다른 곳에 구멍을 뚫고 철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른 원전 격납건물에도 이러한 구멍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원전 격납건물은 대형사고 발생시 최후의 보루인 만큼 외벽이든 내벽이든 100% 완전무결해야한다"며 "모든 원전을 점검하고 후속조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한수원 측은 월성3호기에 설치된 PAR는 격납용기 벽면이 아닌 격납건물 내부에 설치된 각종 설비를 구분하는 격실 벽에 설치된 것이며, 격실 벽은 기밀성(氣密性)을 요구하는 격납건물 벽체가 아니기 때문에 격납건물의 구조적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없으며, "격납건물에 구멍이 났는데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한수원은 월성3호기에 대해 자체점검결과 되메움이 되지 않은 홀(직경 : 약 1.5Cm, 깊이 : 약 5Cm) 3개소가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수소제거설비 지지대 고정을 위한 작업과정에서 일부 누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성3호기를 포함한 전 가동원전에 대해 앵커홀 점검을 시행하고 되메움 되지 않은 부분이 확인되면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격납건물 내 PAR 설치 위치 개념도 /자료제공=한국수력원자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