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오지 구이저우가 '中 빅데이터 굴기' 이끈다
수많은 산들로 인해 예로부터 중국에서 손꼽히는 오지였던 구이저우성(貴州省)이 중국의 빅데이터 굴기를 이끌며 중국의 새로운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랜 중국 역사에서 낙후된 산골이었던 중국 남서부의 구이저우는 최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구이저우는 10.5%의 경이적인 성장률로 전체 31개 중국 지방정부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중국 전체 성장률이 정부의 목표치인 6.5%를 넘어 6.7%에 이를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일 발표될 예정이다.
구이저우 곳곳에 솟아오른 산봉오리들은 신비로운 경관을 만들어내지만 교통을 차단해 구이저우의 발전을 막아왔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끌어올린 기존의 제조업 투자 전략이 계속됐다면 구이저우는 계속 오지로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기존 성장축인 남동부 연안과는 비교할 수 없이 인프라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조업 과잉 투자로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중국이 내수경제와 서비스 산업으로 전략을 대선회하면서 구이저우에게 기회가 왔다. 특히 IT(정보통신)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채택한 중국 지도부의 선택이 결정적이었다. 시진핑 주석 등 중국 지도부와 인연이 깊고, IT 경험까지 갖춘 인사들이 구이저우를 이끌면서 이곳에서 빅데이터 굴기가 시작됐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구이저우는 데이터 수집, 스마트 기기, 전자상거래 등 세가지 빅데이터 분야에서 866억 위안(약 14조6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수익 규모는 2020년 3948억 위안(약 66조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35%를 웃도는 성장세다.
구이저우가 빅데이터 산업 중심지로 부상하자 반도체 제조회사 퀄컴, 아이폰 제조회사 폭스콘, 중국 통신 대기업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 등에서 투자가 몰리고 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은 지난 2013년 200만개 이상의 서버를 갖춘 데이터센터를 구이저우에 세우기로 했다. 퀄컴은 올 초 구이저우 정부와 내수용 반도체칩 개발을 위한 18억5000만 위안(약 3000억원) 규모의 합작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현재 구이저우는 빅데이터 주도권을 두고 베이징, 상하이, 충칭 등 중국의 최대 도시들과 경쟁 중이다. 집약산업의 특성상 이들 중 승자에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이 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