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리커창, 부동산 버블과의 전쟁 선포"
부동산으로 중국 제1의 거부가 된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최근 중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부동산 버블이 진행 중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왕 회장은 경기침체에 빠진 중국 경제에 미칠 후폭풍을 염려해 섣부른 대책을 경계했지만 중국 최고지도부가 결국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함께 부동산 버블과의 전쟁에 돌입했다는 이야기가 중국 내에서 회자되고 있다.
10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국경절 연휴기간 중국 지방정부들이 잇따라 내놓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은 시 주석과 리 총리의 지시에 따른 결과라고 전했다. 공무원들이 쉬는 중에 이같은 정책이 나온 것이 이례적인데 두 최고지도자의 강력한 지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SCMP는 그 증거로 중국의 SNS상에서 나돌고 있는 지방정부 내부 메모와 지시하달 문건 등을 거론했다.
채팅방에서 회자되고 있는 유출 문건에는 시 주석이 중국 대도시의 부동산 버블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으며, 리 총리는 보다 구체적으로 '통제를 벗어난 부동산 가격을 다시 통제하에 두지 못하는 지방정부 관리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지방정부의 부동산 담당 관리들이 베이징에 소환돼 지난달 30일 열린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부동산 버블을 진정시키기 위한 지시내용을 교육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같이 중국 최고지도자가 부동산 버블과의 전쟁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베이징의 경우 10월 첫주 들어 신축주택 거래가격이 전년 대비 74% 가량 떨어졌다. 중국 최대 부동산 포털인 서우팡왕의 스즈 부회장은 "베이징의 새 정책은 부동산 가격을 잡아낼 게 확실하다"며 "머지않아 부동산 경기가 오랫동안 얼어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 주요 대도시들은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는 중으로 장쑤성의 난징에서는 국경절 연휴 기간 '이혼할 경우 집을 사지 못한다'는 극약 처방까지 내놓았다. 위장 결혼 등 갖가지 수법을 총동원하는 부동산 광풍을 잡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