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홀드코와 삼성물산이 합병하여 확장된 규모의 삼성지주회사를 형성 구도자료=블레이크 캐피탈 엘엘씨(Blake Capital LLC), 포터 캐피탈 엘엘씨(Potter Capital LLC)
미국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할 것을 주장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27일 등기 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가운데, 분쟁 이슈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자회사 블레이크 캐피털(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털(Potter Capital)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미국의 나스닥에 각각 상장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삼성전자의 모습은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분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펀드는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삼성 홀드코(Samsung Holdco))와 사업회사(삼성 옵코(Samsung Opco))로 분리한 뒤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30조원에 이르는 주주 대상 특별 배당도 요구했다.
블레이크캐피털ㆍ포터캐피탈 측은 "현재 700억 달러(약 78조 원)에 이르는 유보성 현금 중에서 총 30조원, 주당 24만5000원을 배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적 기업 기준에 걸맞게 향후 지속적으로 잉여 현금흐름의 75%를 주주들에게 환원할 것을 촉구했다.
블레이크와 포터는 삼성전자 주식 가운데 약 0.62%에 해당하는 보통주 76만218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3명의 독립적 이사를 이사회에 추가하라고도 요청했다.
블레이크캐피털과 포터캐피탈은 "삼성그룹의 기업경영구조에 대한 항구적인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삼성 홀드코와 삼성옵코의 이사회가 주주 구성원을 보다 적절히 대표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면서 "특히 적절한 국제적인 경영 이력을 보유한, 또 변화의 일환으로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 3인의 독립적인 이사를 각 회사의 이사로 추가 선임하는 것이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진정한 이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 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연다.
블레이크와 포터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게 지금은 곧 새롭게 구성될 리더쉽을 통해 빛나는 업적을 지속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자 훌륭한 기회이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주주 가치를 향상시키고, 기업경영구조 및 투명성을 개선할 기회이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가 일류 사업 분야에 걸맞는 주가를 달성할 수 있는 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안이 실현되면 금산 분리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핵심 개선 사항들이 실현된다면 두 개의 상장지주회사 아래에 삼성그룹 사업 분야 중 금융 부문과 산업 부문의 지분이 추가적으로 분리되거나 축소될 여지가 있다"면서 "이는 그룹에 남은 순환 출자나 상호 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것을 포함하여 삼성과 같은 기업집단을 대상 으로 산업 자본과 금융 자본을 분리하고 투명성을 제고하도록 하는 금융당국의 계속되는 규제 요구에 대응하는 방안이기도 하다"고 설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