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업무시스템 혁신안·본부 축소 등 관심…"자구안, 국정감사 등으로 연기되고 있어"
국책은행이 이달 안으로 내놓기로 했던 자구안이 감감 무소식이다. 올 상반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 대규모 부실대출에 따른 구조조정을 위해 이례적 구조의 자본확충펀드 출범까지 야기한 바 있다.
두 은행은 지난 6월 23일, 각각 자구안 방향을 발표하고 9월까지 완성된 내용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와 국정감사 등의 이슈가 몰린데다 내부적 정비를 위해 자구안 발표가 연기되는 모양새다.
◆수출입은행 '어디를 줄이지?'
29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두 은행의 자구안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내달 국회 국정감사 이후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6월 '혁신 및 기능강화 추진방향'으로 ▲국내기업 해외진출 선도 ▲수출 전략산업 육성 ▲건전성 선제관리 ▲책임경영 강화 ▲조직운영 효율화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조직운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본부 한 곳과 본부장(부행장) 한 명을 감축하기로 한 조직개편안이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은의 조직은 본부장 책임경영체제로, 경영기획·건설플랜트금융·중소중견금융·해양금융·경협총괄·경협사업·남북협력·리스크관리본부 등 9개의 본부로 이뤄져 있다.
이에 따라 본부장도 총 9명이나, 지난 28일 최성영 남북협력본부장이 2년 임기에 따라 퇴임하면서 8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본부·본부장 축소에 대한 다양한 경우의 수를 예측하고 있다.
기업금융본부와 중소기업금융본부가 '기업'이라는 범주로 통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금융본부에 대한 상징성이 있는 만큼 축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관리본부는 이번 부실대출로 인해 관리·강화 필요성이 한층 부각된 만큼 없애기 힘들고, 전체 경영을 총괄하는 경영기획본부가 없어질 리도 만무하다는 등 예측이 분분하다.
아울러 기업개선단의 역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단이 본부로 승격될 수 있는 만큼 최대 2개의 본부가 축소·통합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현재 8명의 본부장의 임기는 적게는 3개월(문준식 중소중견금융본부장)에서 많게는 1년 9개월(최성환 건설플랜트금융본부 선임부행장)까지 남은 상태다. 본부장의 임기는 '2+1' 체제로, 2년 임기 후 1년 연장할 수 있다.
수은은 올 상반기 조선업 부실과 구조조정의 여파로 9379억원의 적자를 기록, 반기 기준으로 1976년 출범 이후 40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2분기 말 9.68%로 1분기 말보다 0.20%포인트 낮아졌다.
◆산업은행, 혁신위원회는 나왔는데…
산업은행도 수은과 비슷한 내용으로 자구안 방향을 내놨다. 전체적으로 인사를 축소해 조직을 슬림화하는 동시에 구조조정 역량을 강화해 조직 혁신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은이 내놓은 'KDB 혁신 추진방안'으로는 ▲구조조정 역량 제고 ▲중장기 미래 정책금융 비전 추진 ▲출자회사 관리 강화 ▲여신심사와 자산포트폴리오 개선 ▲성과중심의 인사·조직 제도 개선 ▲대외소통·변화관리 강화 등이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부실 등 기업 구조조정에서 제기된 내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KDB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지난 8월 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내부 문제 중에는 '산피아(산업은행+마피아', 낙하산 등의 불투명한 인사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산은은 외부 인사를 영입해 객관성을 높이기로 한 바, KDB혁신위원장으로 김경수 성균관대학교 교수를 영입했다.
최근엔 조직 혁신을 위해 임기가 남아 있던 류희경 수석부행장과 송문선·정용호 부행장이 용퇴하고, 수석부행장과 집행부행장 등 총 4명을 신규 선임하며 업무분장을 새롭게 했다.
산은은 올 상반기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3조580억원 규모의 충당금 여파로, 2896억원의 적자를 냈다. BIS자기자본비율은 15% 수준으로 안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