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앞 역사인문재생계획의 위치도. /서울시
서울시가 창덕궁앞 일대(율곡로-삼일대로-종로-서순라길)를 종합재생한다. 이곳은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400여 년 서울의 다양한 역사가 압축돼 있는 지역인 만큼 '역사인문재생'이라는 개념의 접근방식을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역사인문재생을 실현하기 위해 시대별 역사의 따라 이 일대를 ▲돈화문로(조선시대) ▲삼일대로(근대전환기) ▲익선-낙원(근·현대) ▲서순라길(현대 4개 길로 구분하는 마중물 사업인 '창덕궁 앞 역사인문재생계획'을 26일 발표했다.
시는 이 지역을 지난 2015년 11월 말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선정한 이후 역사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활성화 사업 중 역사재생관련 사업들을 통합하고 주민면담(36회), 민관협력회의(7회), 설문면담조사(57회) 등 주민 의견을 수렴해 계획을 수립했다.
먼저 조선시대 전국 도로망의 기점이었던 돈화문로는 '왕이 백성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 '시민이 함께 궁궐로 가는 길'로 변한다. 현재는 안국역을 이용해 창덕궁을 가지만 앞으로는 돈화문로를 거쳐 가고 싶을 정도로 흥미거리 넘치는 보행중심길로 만든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우선 차 중심도로를 걷고 싶은 보행중심도로로 단계별로 조성한다. 창덕궁 전면에 지난 9월 초 개관한 돈화문 국악당에 이어 민요박물관과 한복체험관 등을 조성하고 역사문화체험도 활성화 할 예정이다.
삼일대로(근대전환)는 대한민국 탄생의 기초가 된 3·1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3·1운동 기념 대표공간으로 조성한다. 독립선언서가 낭독됐던 탑골공원 등 이 일대에 위치하고 있는 3·1운동 관련 중요 장소를 아우르는 것은 물론 아직 잘 드러나지 않은 역사공간을 발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 3·1운동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우선 탑골공원을 역사적 고증을 통해 원형복원을 검토한다. 또 역사가 깃든 주요장소에 빠짐없이 표석을 설치하고, 장소에 관한 이야기를 바닥표시 등 다양한 형태로 생생하게 스토리텔링할 예정이다. 또 3·1운동 전개과정을 체험하는 탐방루트를 만들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오디오 가이드와 증강현실(VR) 등을 개발해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
익선-낙원 지역(근현대)은 낙원상가-돈화문로0서순라길을 잇는 구간으로, 저자로 나온 궁중문화가 시민 삶 속에서 이어지도록 의식주락(衣食住樂) 신흥문화를 재창조하는 것이 콘셉트다.
현재 젊은 창업인들을 중심으로 자생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100년 한옥마을 익선동이 선도적인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주민공동체 활동을 지원해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는 동시에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도시한옥의 특성과 지역성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낙원상가에는 옥상공원 및 열린무대를 만들고, 어두침침한 하부공간을 개선해 보행 연결성을 높인다. 또, 낙원상가 하부와 연결되는 돈화문로11길은 낙원상가의 대중음악 역사를 확산시켜 자유롭게 버스킹이 열리는 대표적 음악거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순라길(현대)은 현재 종묘를 에두르며 형성돼 있는 귀금속타운의 잠재력과 청년 공예인들의 창의적 성장동력을 결합, 공예와 문화, 사람이 함께하는 공예창작거리로 조성한다.
이를 위해 순라길변에 자리 잡고 있는 한옥들의 개보수와 신축을 지원하고 도로포장을 개선해 '한옥공방특화길'을 조성한다. 귀금속 상가 밀집지역에는 '가꿈가게 지원'과 '경관사업' 등을 통해 거리환경을 개선한다.
시는 이와 같은 계획을 기본으로 하여 세부계획 수립부터 실행, 평가 전 단계에 주민 거버넌스와 함께한다. 특히, 산업별·장소별로 구성돼 있는 이 지역 주민협의체와 역사인문학자가 참여하는 '역사인문 거버넌스'를 구축해 핵심 운영주체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창덕궁 앞 역사인문재생계획을 통해 서울 400년 역사가 압축돼 있는 도성 한복판의 명성을 되찾고 숨어 있는 역사와 이야기가 지역의 새로운 활력 기반이자 주민의 먹고 살 거리가 되는 재생사업을 만들겠다"며 "특히 계획수립부터 추진,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를 주민 거버넌스 중심으로 추진해 지역의 역사성과 주민의 삶이 이어지는 성공적인 도시재생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