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수사무마 청탁' 의혹을 받는 김형준(46) 부장검사가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고 있다. 이달 7일 대검이 특별감찰팀을 구성한 지 16일 만이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김 부장검사를 대검 청사로 불러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들의 사실관계와 경위 등을 묻고 있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가 '스폰서' 고교동창 김모(46·구속)씨나 주변 인물들로부터 향응을 받고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는지, 이들의 금전 거래가 뇌물 성격을 띠는지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대검 관계자는 "22일 김 부장검사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를 했고 현재 변호사 입회하에 조사를 받고 있다"며 "금품과 향응을 받은 의혹을 중심으로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햔재 김씨와 김 부장검사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김씨는 금품과 향응이 스폰서 비용이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김 부장검사는 대가 없는 유흥과 단순 대여금이었다는 입장이다. 대검은 양측을 대질 심문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거인멸 정황도 있어 검찰이 김 부장검사를 긴급체포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의 두 번째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두 차례 압수수색을 벌였으나 입수에 실패했다. 김 부장검사는 전화기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부장검사를 둘러싼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김씨에게서 수차례의 고가 술접대와 1500만원을 받았다는 점이다. 둘째는 김 부장검사가 김씨의 사기·횡령 피소 사건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서울서부지검 검사들을 접촉했다는 내용이다.
그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이던 지난해 옛 검찰 동료 출신 박모(46) 변호사가 수사 대상이 된 금융범죄 사건을 맡거나 관련 수사정보를 확보해 그의 혐의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그가 KB금융지주 측 임원을 만나 수백만원 대 술접대를 5차례 받고 자회사 KB투자증권 수사 동향을 흘렸다는 의혹 역시 확인할 방침이다.
특별감찰팀은 그간 김 부장검사와 김씨,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금융계좌 추적을 벌여왔다. 또한 김 부장검사가 오피스텔을 얻어줬다고 알려진 20대 여성 등 하루 5∼6명의 참고인을 상대로 비위 사실을 밝혀왔다.
검찰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김 부장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근거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뇌물 혐의다. 김 부장검사를 기소한 이후에도 내부 징계 절차로 최대 해임까지 가할 방침이다.
이날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70억대 횡령·사기 혐의로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특별감찰팀은 이와 별도로 김씨를 김 부장검사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할지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