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추가 대규모 금융완화…'마이너스 금리' 옹호…금리 중심 정책 틀 대전환
일본 도쿄 신주쿠 번화가의 모습. 일본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추가 금융완화에 나선다. /뉴시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오히려 마이너스 금리의 확대를 추가완화의 축으로 두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하며 대규모 금융완화에 나서기로 했다.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인정하지만 효과가 악영향을 상쇄한다는 이유에서다. 부작용은 장기금리를 끌어올려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일본은행은 기존 양적완화에서 벗어나 금리 중심으로 정책의 틀을 전환하기로 했다.
21일 교도통신과 닛케이신문을 비롯한 일본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일본은행은 지난 3년반 동안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검증을 위해 열린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정책 목표를 현재의 자금공급량에서 단기 금리와 장기 금리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일본의 목표인 물가 상승 2%를 달성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담하게 정책의 틀 자체를 바꿨다는 분석이다.
일본은행은 구체적으로 단기 금리는 현재대로 마이너스 0.1%를 유지하고, 장기 금리는 새롭게 0%까지 유도하기로 했다. 특히 이를 통한 금융완화를 물가 2% 목표를 넘어서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에 가까워질 경우 우려되는 장기금리 급등과 시장 불안정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새로운 금융완화 정책의 명칭은 '장단기 금리조작(수익률 곡선 관리)부 양적-질적 금융완화'다. 기존의 양적완화라는 표현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에 따라 금융완화의 수단도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강화, 장기금리 조작목표 인하, 자산매입 확대, 자금공급량 확대 속도 가속 등으로 공식화됐다.
특히 주목되는 금융완화 수단은 장기금리다. 장기금리 목표를 정해 자금공금량을 유연하게 조절, 차분하게 금융완화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10년채 금리가 마이너스대로 진입하는 등 금리의 과도한 하락을 막겠다는 의도다. 일본 시중 금융기관들은 장기금리가 과도하게 하락하면서 수익 악화로 보험과 연금 사업을 중단할 정도로 고전해왔다. 이로 인해 금융기관들의 불만이 심화되자 일본은행이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장기 금리 유도 방법은 국채 매입이다. 일본은행은 당분간 80조엔 수준에 이를 때까지 국채 매입을 계속할 방침이다. 또 수익률을 정해 새롭게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최장 10년 기한의 자금을 고정금리로 공급하는 수단도 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