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전송을 선보인 SF영화 '스타트렉'의 최신작 '스타트렉 비욘드'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얼마전 세계 최초로 양자 통신 위성을 쏘아 올린 중국이 이번에는 첫 '실험실 밖 양자 전송'에 성공했다. 양자 전송은 해킹 불가능한 통신인 양자 통신과 공간을 뛰어넘는 물질 전송의 기초가 된다. 미래 통신·운송의 혁명이 될 양자 연구·개발에서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모습이다.
20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과학자들은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도시를 가로지르는 광섬유를 통해 양자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같은 시기 캐나다 과학자들이 캘거리에서 독자적으로 수행한 양자 전송 성공과 함께 실험실 밖에서 이뤄진 최초의 성공으로 기록됐다. 이전까지 100km 길이의 광섬유를 통한 양자 전송이 성공한 바 있지만 이는 실험실 내 통제된 환경에서 실시된 것이었다. 양자 전송 기술이 양자 통신이나 물질 전송 등 실제 활용이 가능하려면 실험실 밖에서 성공해야 한다.
두 도시에서 이뤄진 이번 양자 전송은 12.5km(중국), 8.2km(캐나다)의 거리에서 행해졌다. 거리상 큰 차이가 없었고, 전송 방식도 비슷했다. 한쪽에서 양자를 소멸시키자 반대쪽 끝에서 양자가 생성되는 방식이다. '양자 얽힘'에 따른 미스테리한 현상의 전형이다.
양자 상태의 두 물질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연결될 수 있다. 이를 얽힘이라고 한다. 이런 얽힌 상태에서는 한쪽이 변하면 다른 한쪽도 영향을 받게 된다. 한쪽의 양자가 사라지면 반대쪽에서 양자가 새로 생성된다는 것이다. 이는 순간적인 공간이동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낳는다. SF영화인 스타트렉에서 물질을 전송하거나 사람이 순간 이동하는 것이 마냥 허구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만 이같은 공간 이동 또는 물질 전송은 아직은 머나먼 이야기다. 양자 전송은 이를 위한 대장정의 걸음마에 불과하다. 하지만 양자 전송은 통신 분야에서는 머지 않아 활용가능한 현실적인 기술이다. 양자는 전송과정에서 외부의 개입이 있으면 양자 상태가 흐트러져 정보가 사라진다. 이로 인해 절대 해킹 불가능한 미래의 통신기술이다.
현재 세계 각국의 이 분야 전문가들은 도시 내 양자 통신망을 깔아 양자 통신을 실현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이번 허페이와 캘거리 양자 전송은 이같은 도시 네트워크 구축을 향하고 있다.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전지구적인 양자 통신망 구축을 시도 중이다. 지난달 16일 세계 최초의 양자 통신 위성을 발사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중국은 위성을 통해 우주공간을 가로질러 지구와의 양자 전송 실험을 수행한다. 실험실 밖을 벗어나 궤도와 지구 표면 간 양자 전송 기술을 확립하면 지구 전역에 걸친 양자통신망 구축이 가능해진다.